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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요정 정치’ 삼청각, 2년 뒤 한식문화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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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군사정권 시절 밀실정치의 산실

최근 ‘공무원 공짜식사’ 논란 일어

서울시, 한식 전시·체험관 만들기로


한겨레

삼청각에서 가장 큰 건물인 일화당 앞마당 모습. 삼청각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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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되고 남북대화가 속도를 내자 서울 성북구 북악산 소나무숲에서 대규모 한옥 공사가 시작됐다. 1973년 6월 남북 적십자회담 대표단의 만찬에 맞춰 개관한 삼청각에서는 그 뒤로도 한-일 회담 등 굵직굵직한 정치적 사건이 이뤄졌다. 특히 정·재계 인사들이 은밀히 이용하는 최고급 요정으로 1970~80년대 군사정권 시절 이른바 ‘요정정치’의 중심에 있었다.

현대사의 현장이었던 삼청각도 시대적 변화는 이기지 못했다. 요정을 상징하는 ‘방석 문화’가 쇠퇴하고 ‘룸살롱 문화’로 접어들자 삼청각은 1997년 고급음식점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하지만 경영난으로 건설회사에 팔려 고급빌라 건설이 추진되기도 했다. 삼청각 보존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자 2000년 서울시가 사들여 전통 공연장이자 한식당으로 사용해왔다. 지난 2월 운영을 맡고 있는 세종문화회관 임원의 ‘공짜 식사’로 물의를 빚었고, 한식당 운영의 전문성 부족까지 도마에 올랐다.

서울시는 사실상 한식당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삼청각을 2018년까지 한식문화의 전당으로 혁신하는 내용의 ‘삼청각 운영 활성화 기본계획’을 5일 발표했다.

기본계획을 보면, 삼청각 진입로 앞 주차장 터에는 전시관·도서관·박물관·체험관 기능이 융합된 식문화 복합문화체험공간인 ‘한국음식문화관’을 2018년까지 신축한다. 한국 음식의 연구와 전시부터 체험, 교육, 시식, 쇼핑을 한자리에서 할 수 있다. 전시관에선 식문화 관련 테마전시와 특별기획전시가 열리고, 한국 음식문화의 미래를 전망하는 영상도 상영한다. 도서관에선 옛 조리서 등 다양한 식문화 도서를 볼 수 있고, 조리체험실에선 전통음식 요리 강습과 시연이 이뤄진다. 1층에는 ‘한국식품 아트몰’이 생긴다.

기존 삼청각 건물 가운데 가장 큰 ‘일화당’ 2층은 전통혼례와 요리경연대회 등 대형 행사와 전시까지 할 수 있는 개방형 다목적홀로 변신한다. 일화당 앞 야외공간은 장독대와 김칫광, 차일, 채마밭 등으로 꾸며 친환경 농업 체험장으로 활용한다.

청천당, 천추당, 취한당, 동백헌, 유하정 등 5개 별채 한옥은 각각 반가음식, 궁중음식, 사찰음식, 전통발효음식, 다도 등을 체험할 수 있는 ‘테마한식관’으로 2017년까지 탈바꿈한다. 별채의 정자·별당·정원 등을 적극 활용해 한식의 매력에 한옥의 품격까지 더한다는 계획이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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