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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국회 비밀 파헤치기①] 국회 앞마당에는 ‘와인 72병’이 묻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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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국회의사당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다시 누구에게나 비밀스러운 공간이다. 국회 입구 곳곳을 지키는 경비 병력의 존재와 ‘금배지’를 단 사내들의 엄숙한 발걸음이 국회에 신비함을 더한다. 그래서 세간에는 국회를 향한 ‘호기심 어린’ 소문이 돌고 또 돈다.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국회 돔이 반으로 쩍 갈라지면서 ‘로보트 태권 브이(V)’가 출동한다는 말은 국회에 얽힌 낡디낡은 농담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믿을 수 없는 소문들 가운데 ‘진짜’도 있다. 국회의 영화 같은 비밀을 파헤쳐 본다.

▶국회 앞마당에는 ‘와인 72병’이 묻혀 있다?= 국회 정문에 들어서면 결연한 위엄이 느껴지는 해태 두 마리를 마주하게 된다. 국회를 호위하는 듯한 형상이다. 이 해태상은 해태제과가 국회 준공을 앞두고 3000만원을 들여 조각해 국회에 기증한 것이다. 이때 해태제과가 해태주조의 생산제품인 노블와인(noble wine) 백포도주를 해태상 기단 아래에 36병씩 72병을 묻어 넣었다. 해태가 1976년에 발간한 ‘해태 30년사’에 나오는 ‘정사’다. 해태제과는 특히 해태상 기단 아래를 10m 정도 파고 그 안을 석회로 봉토한 후, 백포도주를 한 병씩 석회로 감싸 특제 항아리에 넣고 봉한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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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는 특히 국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면서 이 포도주를 100년 후(2075년) 개봉토록 했다. 100년 후가 되면 민주주의가 활짝 꽃피게 될 것이고, 이를 자축할 때 포도주를 축하주로 사용하라는 의미였다는 것. 여기서 노블와인에 대해서 잠시 살펴보자면, 국산 포도주의 대명사였던 마주앙이 1977년 출시되기 전에 이미 해태주조에서 1974년 생산된 최초의 국산 백포도주 제품이다. 예정대로라면 2075년의 후손들은 대한민국 의정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최초의 국산 백포도주 72병을 맛볼 수 있는 셈이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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