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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30년래 최고의 봄 맞은 金…"5가지 변수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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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20% 넘게↑…美 긴축 이후 오히려 '랠리'

뉴스1

서울 종로구 묘동 한국금거래소 본점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 2016.3.1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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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금값이 올 들어 20% 넘게 오르면서 30년만에 최고의 연초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기술의 헤지펀드들까지 금시장에 몰렸다.

하지만, 세계 금소비를 주도하는 중국과 인도의 현물 수요 반등은 없어 얼마나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

금이 온스당 13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는 현 시점에서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5가지 재료들을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시간) 소개했다.

◇ 미국 연방준비제도

금 트레이더들은 지난해 연준의 금리 인상을 초조하게 기다렸다. 연준이 마침내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렸지만 금값은 중국발 위기 덕분에 오히려 상승했다.

이제 중국 우려가 다소 진정되면서 연준은 점진적 인상을 재확인해 줬지만, 금값은 좀 더 올랐다. 미국의 정책금리와 금값이 동반 상승하는 구도가 연출된 것이다. 저금리로 인해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금값이 오르는 일반적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막대한 경제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강해지면서 금값이 오름세를 지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준이 명목금리를 올리더라도 금값 전망의 핵심 포인트는 '실질금리'라고 자산관리기업 슈로더의 제임스 루크 펀드매니저는 강조했다. 실질금리는 일반적으로 쓰이는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값이다.

그는 "연준이 올해 2~3차례 금리를 인상해도 인플레이션을 따지고 보면 실질금리는 여전히 낮고 심지어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며 "금값이 더 오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 달러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가치는 올해 급락했다. 지난해 11월 기록했던 8개월만의 최고치에서 크게 미끄러졌다. 금은 달러로 값이 매겨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달러 약세는 금값에 호재로 작용한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성장을 끌어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쓴 것도 금값에 보탬이 됐다. 지난 1월 일본이 유로존, 스웨덴, 덴마크, 스위스의 마이너스 금리 대열에 합류했다.

'금을 위한 새로운 케이스'의 저자인 짐 리처드는 "중앙은행이 경제를 통제 혹은 지원하거나 통화공급을 조절할 능력에 대한 신뢰도가 점차 줄고 있다"며 "금은 일종의 화폐 대체수단으로 인식되며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다른 형태의 화폐와 경쟁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의 돈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기 시작하면 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 투자수요

금 상장지수펀드(ETF)는 최근 몇 주 사이에 다소 주춤했지만 2009년 이후 최고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투자용 수요가 지속될지가 금값의 결정적 변수"라고 말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 따르면 금ETF 보유분은 지난 2012년 12월의 최정점보다 1/3 낮아 추가 유입 여력이 남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6월에 근접할 수록 금ETF에서 자금이 더 유출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맥쿼리증권의 애널리스트들은 "단기적으로 금값에 대해 비관적"이라며 "연준 금리 인상에 대한 전망이 더 매파적(긴축적)으로 기울어지면서 투자수요가 빠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 중국과 인도

이상하게도 이번 금값 랠리에서 중국의 자금유입은 목격되지 않았다. 중국의 트레이더들은 철강, 철광석 등 다른 원자재 선물에 수십억 위안을 쏟아 붓고 있다. 하지만, 상하이금거래소에서는 의아할 만큼 대규모 자금유입 증가세가 보이지 않아, 중국 현지의 금시세는 국제시세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한 귀금속 정보업체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의 금 장신구 매입은 전년 동기에 비해 27.3% 감소했다. 이로 인해 세계 금 현물 매입은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가격이 너무 높아 아시아의 금 바이어들을 끌어 모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금값이 꾸준한 상승세를 지속한다면 아시아 바이어들이 다시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 루크 슈로더 펀드매니저는 "현지 금융시장의 긴장이 심화하면 중국 투자자들이 금값을 주도할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 마지막 와일드 카드, 브렉시트

영국이 다음달 국민투표에서 유럽연합(EU) 탈퇴를 선택한다면 금값이 좀 더 오를 수 있다. HSBC에 따르면 스위스 프랑과 더불어 금은 "상당한 크기의 안전자산 베팅"의 혜택을 입을 수 있다. 파운드와 유로에서 빠져 나오는 자본의 일부를 스위스프랑과 금이 흡수할 수 있다고 HSBC는 예상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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