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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파나마 페이퍼스'로 아이슬란드 총리 이어 대통령도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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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부인 조세회피 의혹…6번째 대통령 연임 가도에 적신호

연합뉴스

2012년의 그림손 대통령 부부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 자료로 유출된 '파나마 페이퍼스' 사건으로 총리가 사임한 아이슬란드에서 대통령 부인이 조세회피 의혹을 받아 대통령의 6번째 연임 시도에 암초로 등장했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1996년부터 대통령직을 맡아온 올라퓌르 라그나르 그림손(72) 대통령의 부인인 도리트 무사에프가 역외 조세회피처에 '상당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가 공개됐다.

지난달 파나마 페이퍼스 공개로 시그뮌 뒤르 다비드 귄로이그손 전 총리가 아이슬란드 국민의 분노와 사임압력에 밀려 총리직을 사임하자 그람손 대통령은 "강력한 안정과 경험이 요구된다"며 4년 임기의 대통령직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림손 대통령은 "적법하게 수행된 부인의 '재정 상태'"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대통령 대변인이 전했다.

파나마 페이퍼스의 근원지인 HSBC 제네바 지점의 자료에 따르면 그람손 대통령의 부인인 무사에프 여사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있는 '제이위크 자산관리사'를 소유한 무사에프 가문의 공동소유주 3명 중 한 명으로, '무사에프 샤론 신탁'의 수혜자이자 현재 86세인 모친이 사망하면 재산의 상당 부분을 상속받는다.

무사에프 가문은 런던의 상류층에 맞춤 보석을 제공하는 보석점 '메이페어'를 몇 대에 걸쳐 운영해 부를 쌓아 가문의 재력이 2억 파운드(약 6천66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HSBC 은행의 자료가 2005∼2007년 것으로 오래된 것이지만 무사에프 부인의 변호사들은 이에 대한 언급을 거부하며 "대통령 부부가 각자의 재산을 각각 관리하고 있어 서로의 재정 상황을 모른다"고만 밝혔다.

그림손 대통령은 앞서 귄로이그손 총리의 사임을 끌어낸 파나마 페이퍼스를 두고 "위대한 공공 서비스"이자 "정치인을 각성케 한 중요한 요구"라고 극찬한 바 있다.

다음 달 대선을 앞둔 그림손 대통령은 귄로이그손 총리의 사임을 촉구한 대규모 시위에 대해 "도덕적으로 환멸을 느껴 사람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면서 "우리가 사는 공개적이고 투명한 사회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이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아이슬란드는 총리 중심의 내각제이며, 대통령은 의전상의 국가원수로 실질적인 권력은 약하다.

그러나 중대사안에 대한 국민투표 회부권과 의회에서 통과된 법률에 대한 거부권 등을 행사할 수 있다.

ts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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