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개들의 개체수 문제 해결은 ‘쓰레기 깨끗이 치우는 것’
동네 개는 유기견이 아니라 애초부터 그렇게 살아온 원형 그대로 개라는 연구를 발표한 레이먼드 코핑거와 로나 코핑거 부부가 자신들의 미국 매사추세츠 앰허스트의 집에 서있다. 이들은 집에서 100마리가 넘는 개들을 키운 적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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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인구는 현재 70억명을 넘고 있다. 그럼 개는 몇 마리일까? 인류의 7분의 1인 약 10억마리로 추정된다.
그럼 이 7억5000만마리의 개들은 유기견으로 봐야 하나? 즉, 개들은 애완견이 아니면 유기견으로 봐야 하냐는 것이다. 꼭 그렇지만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
미국 동물학 전문가인 레이먼드 코핑거와 로나 코핑거 부부는 <개는 무엇인가?>라는 새로운 저서에서 지구의 개들 중 다수는 유기견이나 잃어버린 애완견이라기보다는 고도로 적응된 ‘스캐빈저’(쓰레기 더미를 뒤지거나, 죽은 동물을 먹는 동물)라며 ‘동네 개’라고 통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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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들은 수천년 전 출현한 최초의 개들과 가장 유사한 동물일 것이라고 이들은 주장했다. 개들의 유전자에 대해 의견 일치를 못보는 다른 과학자들도 10억마리의 개들 중 4분의 3은 연구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19일 전했다.
야생견들이 인간의 남은 음식을 노리고 인간 거주지 주위를 어슬렁거리기 시작하면서, 점점 인간에 의존하는 스캐빈저로 진화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들의 견해는 현재 적지 않은 연구자들에 의해 개의 가축화에 대한 가장 유력한 경로로 지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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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개들에 대해 1990년대 초반부터 연구한 코핑거 부부는 동네 개들이 흔히들 생각하는 것처럼 “잡종이거나 유기견들이 아니다”고 말한다. 즉 동네 개의 절대 다수는 잃어버린 애완견 등 인간이 키우던 개들이거나 그 후손이 아니라, 애초부터 인간에 속하지 않고 그들 스스로 인간 주변에서 적응한 개들의 후손이라는 것이다. 코핑커 부부는 농업이 발명된 뒤에 개가 진화했다며, 이는 약 8000년 전의 일이라고 주장한다. 오늘날의 동네 개들은 이 최초의 개들과 가장 유사하다는 것이다.
코핑거 부부는 개와 늑대가 완전히 다른 종임을 들며, 동네 개들의 독자성을 주장한다. 늑대 새끼들은 어미에 의존하고, 어미는 먹이를 씹어서 뱉어내 새끼에 주지만, 동네 개들은 이런 습성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반면, 동네 개들은 늑대와 달리 잡혼을 하며, 새끼들은 10주가 지나면 스스로를 보호한다. 동네 개 새끼의 대부분은 다른 야생동물들처럼 생존하지 못한다. 이는 동네 개들이 인간 거주지 주변을 돌며 살아가는 야생동물이라는 의미도 된다. 열대 지방의 경우, 인간 100명이 버리는 쓰레기면 7마리의 동네 개들이 생존할 수 있다고 이들은 계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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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개들은 먹이를 잡으려고 크고 힘이 셀 필요가 없다. 늑대처럼 어미의 보호나 사냥기술도 필요없다. 단지 썩은 음식에 접근하고, 먹으면 되는데 생후 10주가 되면 이런 것이 가능하다. 대부분 굶주리지만 이런 운명을 피할 수 있는 놀랄만한 초능력이 하나 있다. 바로 인간에 접근해 먹이를 얻는 기술이다.
그럼 동네 개는 하나의 품종이나 개량 품종인가? 아니면 기원을 찾기 너무 복잡한 품종들의 잡종일 뿐인가?
미국 코넬대의 수의학 교수 애덤 보이코는 세계 전역의 동네 개 디엔에이 조사를 한 결과, 몽골의 동네 개들이 개 다양성의 중심이라고 결론지었다. 이는 몽골 동네 개들이 개들이 처음으로 진화한 곳에서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이 있다는 의미다.
폴란드 바르샤바과학아카데미의 비슬로 보그다노위츠 연구원은 지난해 가을 발표한 논문에서 유라시아 대륙에서 자유롭게 자란 개들의 디엔에이를 분석한 결과, 이 개들은 순품종이거나 잡종은 아니라고 결론냈다. 그는 “그 개들은 개량품종이라고 나는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럼 동네 개들은 너무 많아져,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하나?
간단하다. 동네 개들은 쓰레기에 의존해 살기 때문에, 쓰레기를 깨끗이 치우면 된다는 것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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