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프랑스와 파나마는 조세피난국 지정을 놓고 ‘보복’ 운운하며 설전을 벌이고 있고, 일각에선 기업들의 세금 바꿔치기를 놓고 미국 워싱턴과 유럽 브뤼셀이 일대 전쟁을 치룰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 파나마 페이퍼스의 파문이 각국의 정권붕괴는 물론 국제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파나마 페이퍼스에 이름이 거론된 시그뮌 뒤르 다비드 귄로이그손 아이슬란드 총리는 5일 국민의 분노에 결국 사임했다. [사진=게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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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사임, 사임…쓰나미급 후폭풍= 시그뮌 뒤르 다비드 귄로이그손 아이슬란드 총리는 5일(현지시간) 국민들의 분노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파나마 페이퍼스’ 폭로 이틀 만이다. “조세회피처에 숨긴 재산이 없으며, 재산보유 과정에서 규정이나 법을 어긴 게 없다.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며 버텼지만, 1만명 가량의 시위대가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등 걷잡을 수 없이 국민들의 분노가 커지면서 결국 사임을 선택했다.
귄로이그손 총리의 사임으로 요동치는 아이슬란드 정국이 안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그리 많지 않다. 자칫 잘못하면 진보당-독립당의 연정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와 관련 야당인 해적당이 진보당과 독립당을 합친 지지율과 비슷해 조기총선이 치러진다면 연정이 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번엔 ‘정치 붕괴’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앞서 파나마 페이퍼스에 이름이 언급된 곤살로 데라베아우 스웨트 TI 칠레 지부장도 사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TI 칠레 지부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데라베아우 지부장이 사임 의사를 밝혔고 이사회가 수락했다”고 밝혔다. 데라베아우는 파마나 페이퍼스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거론됨으로써 TI의 신뢰도에 손상을 끼쳤고 더는 직분을 수행할 수 없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비롯해 엔리케 페냐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인 재벌 후안 아르만도 이노호사 칸투, 페루 대선 지지율 1위인 게이코 후지모리 후보의 측근인 하비에르 요시야마 사사키와 실 요크 리데이 등이 파나마 페이퍼스에 거론되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선 포로셴코 대통령의 탄핵이 논의되고 있으며, 파키스탄의 나와즈 샤리프 총리는 ‘파나마 페이퍼스’의 폭로로 제기된 가족 연루 의혹에 대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역내 및 국제금융 시장에서의 비중이 큰 주요국에는 민감한 정치불안이 이슈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조세피난국 지정하면 보복 조치”= 이번 파문은 국제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당장 조세피난국 지정을 놓고 프랑스와 파나마 정부가 갈등을 빚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파나마 총리에 해당하는 알바로 알레만 대통령실 장관은 5일 “파나마에는 우리를 회색 리스트 목록에 올릴 경우 보복 조처를 할 수 있는 관련 법률이 있다”며 파나마를 회색 리스트에 올린 프랑스 정부를 경고했다.
파나마가 취할 수 있는 보복 조치로는 외국인 투자 제한이나 경쟁입찰 제한 등이 거론된다. 알레만 장관은 “우리는 현재 상황을 분석할 계획”이라면서 “자연스럽게 보복 수단을 채택할 수 있는 일련의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이스 미겔 인카피에 파나마 외교부 차관도 “파나마가 회색 리스트에 오르는 것을 절대적으로 거부한다”며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응당한 조처를 하겠다”고강조했다.
앞서 미셸 사팽 프랑스 재무장관은 이날 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프랑스는 파나마를 비협조국 명단에 다시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파나마와 탈세 방지를 위한 양자 협약을 체결하고 2012년에 파나마를 비협조국 명단에서 제외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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