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9 (수)

與 '인재영입 1호' 초라한 공천성적표…예고된 일이었나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6명 중 2명만 살아남아…'영입인듯 아닌듯' 애매한 지원환경에 상향식 문턱서 좌절

"알아서 하라"는 방관에 경선 애초에 무리수…뒤늦게 보름짜리 선대위 부대변인 보직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김영신 기자 = 한때 '김무성 키즈'라는 별칭으로까지 조명받던 새누리당 '인재 영입 1호' 인사 6명의 총선 성적표가 영 초라하다.

정치 신인들이 상향식 공천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결과인데, 일찌감치 새누리당의 '뒷북' 인재영입 논란에서부터 예고됐던 부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이 상향식 공천을 내세우며 더불어민주당에게 인재영입 경쟁에 밀린다는 비판이 거셌던 지난 1월10일. 김무성 대표는 6명의 젊은 외부 인사들을 여의도 당사로 데리고 와 전격적인 기자회견을 했다.

영입된 인사들은 주로 종합편성채널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던 보수 성향의 법조인들이었다. 김태현·배승희·최진녕 변호사, 박상헌 공간과 미디어연구소장, 변환봉 서울지방변호사회 사무총장,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등 6명이 주인공이다.

김 대표는 당시 직접 "애국심이 높은 전문가들이 나라를 위해 역할을 하겠다는 큰 결심을 했다"며 "젊은층 지지가 미약한 새누리당으로서 백만 원군의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인사들은 "이념투쟁에만 몰두하고 진영논리에 함몰된 더불어민주당 친노(노무현)계·운동권을 심판하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히며 곧바로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김태현 변호사는 더민주 우원식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구을, 배승희 변호사는 서영교 의원의 지역구 중랑갑, 최진녕 변호사는 정청래 의원의 지역구 마포갑, 변환봉 변호사는 김태년 의원이 있는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 각각 출마했다.

박상헌 소장은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불출마 하며 무주공산이 된 송파을에, 전희경 사무총장은 비례대표 후보자로 출마했다.

하지만 공천이 모두 마무리된 현재 지역구 도전자 중에선 변 변호사만 성남수정구에 단수추천을 받았고, '국정교과서 전사'인 전 사무총장은 그 공로로 비례대표 당선권은 9번을 낙점받았다.

다른 4명은 낙천했다. 김태현·배승희·최진녕 변호사는 경선에서 탈락했고, 박상헌 변호사는 송파을에 친박계 유영하 예비후보가 단수추천 되면서 경선 기회도 갖지 못하고 고배를 마셔야 했다. 송파을은 이후 김 대표의 '옥새투쟁' 결과로 무공천 지역이 됐다.

이들은 공천이 끝나기 전에도 각종 뒷말로 곤욕을 치렀다. 우선 6명 모두가 보수 성향 인사로 이미 알려져 있고, 종편 프로그램 단골 손님인 탓에 참신성과 감동이 없다는 지적부터 안고 출발했다.

또한 인재영입이 김무성 대표가 주창한 상향식 공천과 배치된다는 비판이 일자 김 대표부터 "영입이 아닌 자발적 입당으로 특혜 없이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대응하면서 '인재영입'을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 됐다. 영입을 영입이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 영입'이라는 냉소가 나온 건 이 때문이다.

지역구 도전자들의 경우 처음부터 '무난한 낙천'이 예상되는 불리한 상황이었다는 점도 문제다.

지역 기반을 이미 갖고 있는 여타 예비후보들은 일찍부터 표밭갈이를 했는데, 1월 말에 영입된 이들이 두달도 지역 활동을 하지 못한 채 '경선 승리 드라마'를 이루긴 애초에 불가능했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공천에서 탈락한 한 변호사는 3일 뉴스1과 한 전화통화에서 "애초에 경선을 하면 신인들은 100% 지는 게임이었다. 상처만 남았다. 나는 열심히 뛴 죄 밖에 없다"며 "물론 좋은 기회였지만 신인들에게 '알아서 다 하라'는 현재 시스템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상향식 공천제도의 한계도 이들에게서 그대로 묻어난다.

당에서 경선을 위해 돌리는 여론조사에 최소 1000만원 이상의 거액이 드는데, 당에서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고 입금을 독촉하는가 하면 여론조사 결과도 일절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한 인사는 "모든 비용을 후보자에게 전가시키고 돈을 안내면 경선 생각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것이 바로 갑질 아니냐"며 "여론조사 결과도 향후 정치활동에 필요한 중요한 자료인데 당사자에게도 비공개를 하니 새누리당이 '공천 헌금 장사'를 했다는 세간의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이들은 상향식 공천제도가 자리잡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진통이고, 정치권에 실제로 발을 담근 만큼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계속 정치에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생겼다는 긍정적 면도 인정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낙천한 영입인사들에게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대변인 자리를 내줬다. 김태현·배승희·최진녕 변호사가 부대변인으로 합류했는데, 김 대표가 이들을 챙겼다는 후문이다.

이들은 선거과정에서 대야(對野) 공격수로 활동하고 있지만, 임기가 단 보름에 그쳐 '면피용 보직' 아니냐는 말도 당 일각에서 나온다.
eriwhat@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