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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새누리 극과극 공천후유증…대구는 "초선", 부산은 "3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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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부산은 실무 약화-대구는 정치력 저하 우려]

새누리당이 20대 총선 공천에 '상향식 공천'과 '현역 물갈이' 등 두가지 엇갈린 기준을 적용하면서 대표적인 텃밭인 부산과 대구의 선수(選數) 불균형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는 현역이 대부분 물갈이 되면서 당내 영향력을 걱정할 정도이고 부산은 상향식 공천으로 중진의원들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 활력을 잃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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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 20대 총선 공천 마감 결과 텃밭인 부산은 상향식 공천이 철저하게 적용돼 현역들이 대부분 생존했다.

공천자들의 면면을 보면 중구영도구가 지역구인 김무성 대표가 5선인 것을 비롯, 유기준(서구동구) 김정훈(남구갑) 조경태(사하구을) 등 3명이 3선이다. 또 나성린(부산진구갑) 이진복(동래구) 박민식(북구강서구갑) 김세연(금정구) 김희정(연제구) 유재중(재선) 등 6명은 재선이다. 이들이 20대 총선에서 모두 당선되면 부산 전체 18개 지역구 의원 중 10명이 3선 이상이 된다.

이헌승(부산진구을) 서용교(남구을) 김도읍(북구강서구을) 하태경(해운대구갑) 배덕광(해운대구을) 의원 등 5명은 초선으로 20대에 당선되면 재선이 된다. 원외로 초선이 될 후보는 김척수(사하구갑) 손수조(사상구) 윤상직(기장군) 등 3명으로 비율로는 17%에 불과하다.

반면 대구는 현역들이 대부분 물갈이되면서 선수가 대폭 낮아졌다. 재선인 조원진(달서구병), 초선인 윤재옥(달서구을) 김상훈(서구) 의원을 제외하면 새누리당이 공천한 11곳 중 8곳이 원외다. 원외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3선 의원 출신인 것을 감안해도 공천자 모두 20대 총선에서 당선되면 4선 1명, 3선 1명, 재선 2명, 초선 7명으로 초선 비중(64%)이 절대적으로 높다. 부산의 초선 의원 비율(17%)의 4배에 육박한다. 공천자들이 모두 당선될 경우 부산 의원들의 평균 선수는 2.7선, 대구는 1.6선이다. 다만 대구는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유승민(3선), 주호영(3선), 권은희(초선), 류성걸(초선) 의원 등이 당선돼 복당할 경우에는 선수 평균이 올라갈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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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새누리당 텃밭인 부산과 대구의 선수 차이가 벌어지게 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물갈이' 필요성을 직간접적으로 언급했던 대구 지역엔 사실상의 전략공천이 이뤄지면서 현역들이 대폭 물갈이 된 반면 상향식 공천을 주창한 김무성 대표의 영향력이 큰 부산에선 대부분 현역들이 유리한 경선으로 후보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선수 불균형에 대해 두 지역 모두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선수가 낮아진 대구지역에선 당내 영향력 저하를 걱정한다. 자신의 지역구(수성구을)가 여성우선추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주호영 의원은 지난 24일 공천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국회 회견에서 "19대 국회에서도 대구 의원 12명 중 초선이 7명이었다. 대구 정치력이 초토화된다"며 "왜 이렇게 대구를 정치적으로 무력화 시키고 초토화시키는지 이 점도 지역 시민들이 대단히 걱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 지역은 다선 의원 쏠림현상을 우려한다. 3선 이상의 경우 상임위원장이나 당 지도부에 참여하기 때문에 상임위 현안이나 지역 실무를 챙기는데는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진의원들 입장에서는 당장 상임위원장 경쟁이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상임위원장은 주로 3선 의원들이 돌아가면서 맡지만 지역별 균형도 고려 대상이 된다.

여권 관계자는 "초선은 당내나 대 정부 영향력이 떨어지는 반면, 중진들이 많으면 실무가 약해지는 단점이 있다"면서 "부산과 대구의 극단적인 선수 비중을 보면 이번 공천이 얼마나 무원칙하게 진행됐는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진상현 기자 jis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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