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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비례대표 무덤 된 與 상향식 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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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 공천 ◆

새누리당 지역구 현역 의원 91명이 본선에 진출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비례대표 의원들은 '경선 승률 17%'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역 기반이 부족한 비례 의원에게 상향식 공천이 독이 됐다는 평가다.

20대 총선에 출마를 결정한 새누리당 비례 의원 18명 중 본선 후보자는 5명에 불과해 28%의 생존율(13명 탈락)을 기록했다. 불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현역 의원(150명) 중 지역구 현역 의원 60%(91명)가 공천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역 비례 의원 18명 중 10명이 본선 후보자로 결정되면서 2배(56%) 가까운 생존율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새누리당 비례 의원의 '경선 승률'은 더욱 처참했다. 지역구 의원들은 경선이 실시된 57곳에서 42명이 승리를 거두면서 경선 승률이 74%에 달했다. 하지만 비례 의원은 12곳의 지역에서 이재영(서울 강동을), 이상일(경기 용인정) 의원만 살아남아 17%의 경선 승률을 기록했다. 같이 본선 후보자로 오른 김상민(경기 수원을), 박창식(경기 구리), 주영순(전남 영암무안신안) 의원은 단수추천을 받았다.

이 같은 저조한 새누리당 비례 의원의 생존율은 상향식 공천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이번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17대(23곳), 18대(0곳), 19대(44곳)에 이어 역대 최다인 141곳을 경선 지역으로 결정했다. 경선 가능 지역만 고려하면 10곳 중 7~8곳은 '상향식 공천'이 이뤄진 셈이다. 튼튼한 지역 기반을 가진 지역구 의원들은 대거 공천장을 다시 받아든 반면 중앙당 활동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비례 의원들은 낙천의 고배를 마셨다. 여기에 선거구 획정까지 지연되면서 선거구를 미리 결정하지 못한 비례 의원들이 치명상을 입었다는 지적이다.

본선 역시 험난하긴 마찬가지다. 18대 비례대표의 경우 새누리당 총 22명의 비례의원 중 나성린 의원만, 더민주는 15명 중 김상희, 안규백 의원만 19대 국회로 생환해 8.1%의 생존율을 보였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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