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할마, 할빠' 늘어난 황혼 육아…"내 생활은 전혀 없다"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앵커>

최근 들어서 '할마', '할빠'라는 말이 새로 생겨났다고 합니다. 할마는 할머니와 엄마, 할빠는 할아버지와 아빠를 조합한 신조어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주를 돌보는 이른바 '황혼 육아'가 늘면서 나온 말이죠. 그런데 손주를 돌봐주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대부분은 어쩔 수 없이 돌봐주고 있다는 속마음을 털어놓은 통계가 나왔습니다.

안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북 경주에 사는 김신숙 씨는 17년 전인 48살 때부터 외손녀를 돌봤습니다.

대학생이던 딸이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였습니다.

[김신숙/65세, 경북 경주시 : 손녀에게 할머니가 필요하겠다. 이왕 볼 거면 열심히 봐야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밤을 새워가며 영어 단어 카드를 만들어 손녀와 함께 놀아줬습니다.

그런 비법을 담아 책까지 냈고 지금은 전국을 돌며 강연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전혀 꿈꾸지 않았던 일이고…. 아, 내 삶에서 최선을 다했을 때 이런 축복도 주어지는구나.]

조부모에 의한 양육이 부모 다음으로 바람직하지만 김 씨처럼 자발적인 경우는 드뭅니다.

이른바 할마 할빠의 76%가 자녀의 부탁을 받고 어쩔 수 없이 손자 손녀를 돌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녀가 직장생활이나 학업에 전념하도록 도와주고 싶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조부모들의 비자발적인 양육이 맞벌이 가정의 일과 가정 양립에 버팀목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이 모 씨/69세, 외손녀 양육 : 그만하고 싶고, 내 생활은 전혀 없으니까. (딸 부부가) 퇴근한 뒤에나, 내 생활이 좀 있으니까. 언제나 나는 해방이 되나….]

맞벌이 가정이 아이 양육을 혈연관계에 의존하는 건 믿고 맡길 데가 없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은 만큼 이에 대한 해법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성일·제 일, 영상편집 : 오영택)

[안서현 기자 ash@sbs.co.kr]

☞ SBS 뉴스 바로가기

※ ⓒ SBS & SBS콘텐츠허브 :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