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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항공우주硏 "2019년 한국 발사체 기술, 北보다 더 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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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BM과 SLV 원리는 거의 유사…1단 추진체 인양조사하면 기술 수준 분석 가능]

머니투데이

북한이 7일 오전 9시30분쯤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사진은 2012년 4월8일 북한이 함경북도 철산군 동창리에서 공개한 장거리 미사일 은하3호. / 사진=뉴스1


북한 조선중앙TV가 7일 오후 12시30분(평양시간 정오) 지구관측 위성 '광명성 4호'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광명성 4호를 올려놓은 북한의 추진체 기술과 성능에 대한 국제사회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측이 발사체를 통해 지구 관측 위성을 쏘았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미사일 발사 시험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미국 국방부는 "북한이 사실상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체를 쏜 것”이라며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로켓"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리 군도 이번 미사일은 북한이 2012년 12월 발사한 '은하 3호급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3단계 추진체에 의한 미사일로 추정되며, 사정거리가 대략 5500~1만km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 발사체 실체 판단 기준은

이번 북측 발사를 놓고 우주발사체(SLV)인가, 장거리 미사일인가 논란이 뜨겁다. 장거리 로켓은 탄도 미사일 기술을 이용한다. 기체와 추진기관, 유도조정장치 등의 핵심기술이 모두 같다. 재진입체 기술 등 일부 기술을 보완하면 우주발사체를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전환시켜 쓸 수 있다.

우주발사체에는 최상단에 인공위성이 탑재되지만 ICBM은 핵폭탄 등의 탄두가 실린다. 우주발사체는 대기권을 벗어나 목표한 궤도에 위성을 올리면 역할이 끝나지만, ICBM은 목표 궤도에 도달한 후 탄두를 지상으로 떨어뜨려 대기권에 재진입시킨다는 차이가 있다.

국방부 측은 "3년 주기로 북한이 장거리 로켓 미사일을 발사해 왔고, 김정일의 생일(광명성절)을 위성 명칭으로 사용한다는 점 등을 미뤄볼 때 북한이 김 전 위원장 생일 직전 '축포' 차원에서 우주발사체를 위장한 미사일을 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北 로켓 수준은

이번 북측이 광명성 4호를 올려놓았다고 주장하는 추진체 기술 수준은 현재로선 파악하기 힘들다. 국내 우주기술 관계자들 사이에선 20~30t급의 발사체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측은 "은하 2호때와 달리 추진체 외관 등의 모습이 전혀 공개되지 않아 북의 추진체 기술 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 어떤 정보도 확보돼 있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추진체 능력은 로켓 최상단 탑재체 무게와 목표한 궤도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한다. 북한이 2012년 12월 12일 '은하 3호'(사거리 1만㎞) 로켓을 이용해 위성궤도에 올린 '광명성'은 무게가 100㎏ 내외로 추정돼 왔다.

따라서 이번에는 얼마나 무게를 늘렸는지가 관건이다. 탄도탄에 실을 수 있는 핵탄두는 500㎏ 이하로는 소형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3년 동안 북한의 추진체 제작 기술이 어느 정도 향상됐는지는 백령도 인근에 떨어진 1차 추진체를 조사하면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하다.

지난 2012년 12월, 국방과학연구소, 항우연, 정보본부, 기타 한미 유관기관의 전문가 42명이 북한 장거리 로켓 1단 추진체의 산화제통 1개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북한이 주장하는 '인공위성 우주발사체'는 ICBM 기술 개발 의도가 크다는 평가를 내렸었다.

국방부와 항우연 측은 "이번에도 추락한 추진체를 인양하면 소재나 기계적 처리, 추진체 연료 등이 과거와 마찬가지인지, 전자부품 등이 어떻게 사용됐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한의 1단 발사체 지름이 2.4m였던 은하3호에 비해 대폭 커진 지름 3m 안팎의 발사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번 북측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하여 우리나라와의 기술차에 대한 궁금증도 함께 커지고 있다. 항우연에 따르면 한국형 발사체는 1.5톤(t) 무게의 위성체를 싣고 2019년 12월 발사된다.

한국형 발사체 1단에 들어갈 75t 엔진 1기 추진력은 약 1.1t의 경차 70대를 쏘아 올리는 힘과 같다. 이 같은 75t 엔진 4대가 묶여 한국형 발사체에 장착되며, 2단엔 7t엔진이 설치된다.

항우연은 "비록 북한이 20~30t급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먼저 쏘았지만 규모나 성능 등을 모두 고려하면 한국형 발사체와 비교가 안된다"며 한국 발사체 기술 수준이 더 우위에 있음을 강조했다.

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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