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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혼밥족? 혼술족?…영화도, 여행도 '나홀로족'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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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집단보다 개인이 중요시 되는 사회로 변하는 과정"]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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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500만 시대에 접어들면서 혼자 삶을 즐기는 것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세상이 되고 있다. '혼밥족'(혼자 밥 먹는 사람들), '혼술족'(혼자 술 마시는 사람들) 등으로 상징되는 '나홀로족' 문화가 일시적 현상을 넘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나홀로 영화관람족', '나홀로 여행족' 급증=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5'에 따르면 15세 이상 응답자 56.8%는 여가시간을 혼자 보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07년 조사 결과인 44.1%보다 12%포인트 이상 늘어난 수치다. 반면 친구와 함께 여가를 즐긴다는 응답자는 2007년 34.5%에서 2015년 8.3%로, 7년 사이 26.2%포인트 감소했다.

이 같은 현상은 극장가와 여행업계에서도 관측된다. CJ CGV에 따르면 지난해 CGV 극장을 찾은 고객 10명 중 1명(10.1%)은 혼자 극장을 찾은 '나홀로족'이었다. △2011년 8.4% △2012년 7.7% △2013년 8.1% △2014년 9.7%였던 나홀로족 비중이 처음으로 10%를 돌파한 것이다.

또 인터파크 투어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 기간 해외항공 예약자 중 36%는 나홀로 여행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나홀로족 증가를 심상치 않게 바라보고 있다. 극장가에선 나홀로족이 상대적으로 영화마니아가 많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온라인에서 관람평 등을 통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여행업계 역시 나홀로족들을 위한 다양한 여행 상품을 내놓고 있다.

◇"친구 없어?"는 옛말…"한국사회, 집단보단 개인"=나홀로족들 등장과 관련해선 경제불황, 취업난, 개인주의 등에서 비롯된 2030세대의 슬픈 자화상이란 분석이 우세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타인과의 관계에 지친 사람들이 온전히 자기 자신만을 위해 여가시간을 즐기려는 경향이 높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집단을 우선시했던 한국 사회가 각 개인의 특성을 중요시하는 사회로 변하는 과정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CGV에 따르면 혼자 극장을 찾은 관람객 54.7%는 홀로 극장을 찾은 이유로 '영화에 집중할 수 있어서'를 꼽았다. 이어 18.9%는 '동행인과 약속 잡는 게 귀찮아서', 17.2%는 '동행인을 찾는 게 귀찮아서' 등을 이유로 들었다.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과거 한국 사회에선 혼자서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부정적인 것으로 간주됐다"며 "그런데 이제는 개인의 욕구 충족을 위해 자기가 원하는 것을 혼자 즐기는 것이 일상화됐고, 사람들도 '나홀로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사회는 과거 집단을 훨씬 중요시하는 사회였지만 이제는 집단보다 개인을 중요시하는 사회로 변화하는 과정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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