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위기속 시황 악화
현대삼호등 중견업체들 고전
中·日 자국 산업보호 신주 발주
장쑤룽셩 5위-오시마 8위 첫 진입
22일 영국의 조선ㆍ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장쑤룽셩중공업이 중국 조선업체로서는 처음으로 상위 5위(수주잔량 기준) 안에 입성했다. 장쑤룽셩중공업은 5월 말 현재 297만9000CGT(표준화물환산t수)의 수주잔량을 기록하면서 전 세계 조선사 가운데 5위를 차지했다.
장쑤룽셩조선소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중견업체인 성동조선과 함께 7~10위권 내에서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여왔다. 하지만 조선 시황이 악화된 올해부터 유독 강세를 보이며 매달 순위가 상승해 왔다.
일본 조선업체인 오시마조선소도 올해 들어 강세를 보이며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3월 수개월 만에 처음으로 10위권 내로 진입한 오시마 조선소는 5월 말 현재 수주잔량 195만2000CGT로 8위를 지키고 있다.
반면 국내 중견 조선소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년째 5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던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약세를 보이며 지난달 현대삼호조선으로부터 5위 자리에서 밀려났다. 급기야 이번 달에는 수주잔량이 285만1000CGT로 줄어 순위가 1단계 더 떨어졌다.
현대삼호조선소는 지난달 처음으로 톱5에 진입했지만, 이번 달에는 장쑤룽셩중공업에 밀려 6위에 머물고 말았다.
성동조선 역시 1년 전까지만 해도 7~8위권을 유지했지만, 이번 달에는 아예 톱10 안에 진입하지도 못했다. 성동조선은 131만3000CGT의 수주잔량을 기록, 14위로 하락했다. SPP조선은 27위로 30위 내에 겨우 들었으며 신아SB는 92위로 순위가 대폭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이처럼 국내 중견 조선사에 비해 중국, 일본 조선사가 선전하는 이유는 이들이 주로 자국 선사로부터 선박을 수주해 인도 시기가 다소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조선 시황이 악화되면서 대부분의 조선소들이 신조(新造)를 수주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중국과 일본 정부는 자국 조선사를 돕기 위해 선사들에게 신조를 자국 조선사에게 발주하도록 했다. 최근 이들 국가의 자국 선사들은 경제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배 인도 시기를 조절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이들 조선소가 국내 조선사들에 비해 상대적을 수주잔량이 많은 것이다.
중견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중견 조선업체들은 신규 수주가 안되는 상황에서 이미 수주한 배에 대해서는 납기일에 맞춰 완성하다 보니 수주잔량이 줄어든 것”이라며 “자국 선사로부터 수주한 일본, 중국 조선소들은 납기일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수주잔량이 여유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carrier@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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