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통계청 인구센서스 분석
36세 공인회계사인 이모씨는 취직해 결혼을 미루다 보니 어느새 30대 중반이 됐다. 그러나 뒤늦게 결혼을 하기로 마음먹고 나니 신랑감 찾기가 어려웠다. 서너살 위 남성 중 괜찮은 사람들은 이미 결혼했고, 그나마 남은 이들은 이씨보다 어린 여성을 원했다.
현재 30대 후반(35~39세)의 미혼 여성들은 앞으로 50대 초반이 돼도 10명 중 2.7명만 결혼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들 중 72.8%가 50세까지 결혼을 못할 것이란 뜻이다. 50대 초반까지 결혼하지 못할 경우 평생 배우자를 얻지 못하고 혼자 사는 경우가 많다. 본지가 21일 통계청 인구센서스와 인구 동태(혼인 숫자·사망 등) 등을 분석한 결과 30대 후반 여성들은 2010년 현재 8명 중의 한 명꼴(12.6%)인 25만4000명이 결혼을 하지 않은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 중 18.5%는 40대 초반에, 27.2%는 50대 초반에 결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30대 후반 미혼 여성(기혼자 포함) 중 50살이 넘어서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18만5000명(11명 중 1명꼴) 정도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혼인율이 낮게 나온 것은 여성이 30대 후반이 되면 결혼 비율이 뚝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에 결혼한 여성 25만8600명 중 30대 후반은 1만2700명, 40대는 2400명에 그쳤다.
30대 초반 여성들도 결혼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들 중 29%인 53만4000명이 결혼하지 않았다. 50대를 넘어서도 22만여명이 결혼하지 않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30대 초반 여성 8명 중 1명(12.1%)이 평생 결혼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30대 후반 미혼 남성(현재 57만4000명) 역시 50대가 되면 32만3000명이 미혼자로 남을 전망이다. 현재 미혼 상태인 사람 중 절반이 50대 초반까지 결혼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다. 30대 후반 남성은 평생 미혼율(50대까지 결혼하지 않은 사람의 비율)이 13.9%(28만6000명)로 추정됐다. 30대 초반 미혼 남성들의 평생 미혼율은 16.8%(31만5000명)로 30대 후반들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한해 신생아 수가 90만명대를 웃돌던 '인구 폭발'시기에 태어난 반면 이들보다 어린 신붓감은 오히려 숫자가 적어 결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건사회연구원 이상림 부연구위원은 "비(非)혼자들의 증가는 출산율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1인 가구의 증가는 노후 고독사(孤獨死)와 빈곤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섭 보건복지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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