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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메르스 ‘국내 변이’ 첫 확인…“우려할 변종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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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 “보건연구원서 최초 환자 등 8명 유전자 분석”

사우디 리야드주와 염기서열 0.1% 차이…32명 추가 연구 중

지난해 국내에서 유행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변이가 일어났다는 연구 논문이 처음 발표됐다. 보건당국은 바이러스의 전파력이나 치사율 등에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치는 ‘변종’이 출현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 같은 변이가 메르스 감염 확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질병관리본부는 8일 국내 메르스 확진자 8명의 바이러스 유전자 중 당단백질(spike glycoprotein) 정보를 분석한 결과 염기서열이 2015년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주 그룹과 0.1%의 차이를 보였다고 밝혔다. 국립보건연구원이 작성한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은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발행하는 학술지 EID에 게재됐다. 메르스 바이러스 변이가 논문을 통해 공식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연구팀은 국내 메르스 최초 환자 등 환자 8명에게서 채취한 객담 등 검체를 사용해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 표면의 당단백질 변이 여부를 분석했다. 당단백질은 사람의 세포 속에 침투·결합해 바이러스를 증식시키는 역할을 한다. 분석 결과 중동의 메르스 바이러스와 비교했을 때 전체 4062개의 염기서열 중 8개의 염기 치환이 있었고, 아미노산(총 1353개)에선 4개의 치환이 관찰됐다. 2015년 사우디의 리야드주 그룹과 비교하면 0.1% 다른 것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 같은 유전자 변이는 보고되지 않았던 것으로, 국내 유행 과정에서 유전적 변이가 많았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브리핑을 갖고 “변이 정도가 유전자 염기서열 중 0.1%가 다른 것으로 국민들이 크게 우려하는 변종(8% 이상 염기서열 차이)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주실 국립보건연구원장은 “0.1%의 차이가 지니는 의미에 대해 미국 CDC, 네덜란드 의과학연구센터 등 국제 전문가들과 토론한 결과 ‘전파력이나 독성에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는 1차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14번째 확진자 등을 포함한 국내 메르스 환자 32명에게서 바이러스주 41개를 분리해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검역감염병의 종류에 메르스를 추가하고 감염병이 유행하는 오염 지역을 방문한 입국자에게 방문 사실을 신고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검역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복지부는 메르스 유행 등으로 단체 헌혈이 줄어 혈액 재고량이 급감하자 말라리아 유행 지역(경기 파주·김포, 인천 강화·옹진, 강원 철원 등)의 헌혈을 3월까지 한시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 적십자와 한마음혈액원 등의 혈액 재고량은 적정 보유량(5일분)의 절반도 되지 않는 2.1일분 정도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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