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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2015 10대 국내뉴스> 메르스·교과서 국정화로 한바탕 '홍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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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2015년 대한민국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라는 신종 전염병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메르스의 전파력에 대한 판단을 비롯해 미흡한 초기 대응으로 메르스 환자가 단기간에 급증하고 사망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온 사회가 불안과 공포 속에 빠졌다. 이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가 극심한 내수침체를 겪었다.

사회와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정치권의 난맥상은 국민들의 근심을 더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이 적힌 '금품 메모'를 남긴채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파문을 일으켰고, 리스트에 등장한 이완구 국무총리가 낙마했다.

국회는 여야 정쟁으로 예산안의 법정시한 내 처리에 실패하고 내년 4·13 총선을 위한 선거구 획정 협상도 공전을 거듭하는 등 올해도 '식물국회'의 오명을 벗지 못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탈당을 선언해 내년 총선을 4개월 앞둔 야권이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대외적으로는 주한 미국대사가 국내에서 피습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으나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며 매듭지어졌고, 북한의 지뢰도발로 최고조에 이르렀던 남북간 군사적 긴장은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의 극적인 타결로 이산가족 상봉과 남북 당국회담으로 이어졌다.

하반기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온나라가 들썩였다. 정부와 여당이 현재 검정 중·고교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기로 하면서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 학계에서 치열한 찬반논쟁으로 최대 정치 쟁점으로 떠올랐다.

연합뉴스는 다음과 같이 올해 10대 국내뉴스를 선정했다.

■ 온 사회를 공포로 몰아넣은 메르스 사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라는 단어는 올해 한국 사회를 혼란에 빠뜨린 공포 그 자체였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입국한 1번 환자가 5월20일 확진 판정을 받을 때만 해도 메르스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메르스의 빠른 전염력에 환자가 186명까지 급증하고 38명이 세상을 떠났다. 환자 수가 다시 0명이 될 때까지 반년을 넘긴 190일이 걸렸다.

메르스의 공포로 대형마트에는 발길이 줄고 2천 곳 넘는 학교에서 휴교령이 내려졌으며, 우리의 내수 버팀목이었던 중국인 관광객 '유커'도 발길을 돌렸다.

메르스가 병원을 통해 전염되면서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는 웃지 못할 상황도 발생했다. 메르스 여파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2%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메르스는 정부의 허술한 대처로 확산했지만, 의료진들의 사투와 손 씻기, 병문안 자제 등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대한민국 제14대 대통령을 지낸 '거산(巨山)' 김영삼 전 대통령이 11월 22일 새벽 서거했다. 향년 88세.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0시 22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패혈증과 급성심부전으로 숨을 거뒀다.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는 "김 전 대통령이 남긴 마지막 유훈은 '통합'과 '화합'"이라고 전했다. 2013년 김 전 대통령이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필담식으로 글을 썼는데 그 때 '통합'과 '화합'을 적었다고 한다.

26일 영결식 당일까지 서울대병원 빈소를 찾은 조문객은 3만7천400여명으로 집계됐다. 전국 각지에 지방자치단체가 마련한 분향소 221곳의 조문객까지 합치면23만7천819명에 달한다.

김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1993∼1998년) 공직자 재산공개, 하나회 해체와 정치 군부 숙정, 역사 바로 세우기 등 정치개혁을 추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고 금융실명제를 '깜짝' 시행하는 등 경제개혁도 이뤄냈으나 집권 후기 발생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로 빛이 바랬다.

■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현직 주한 미국대사가 피습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은 충격 그 자체였다.

3월5일 오전 7시40분께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주최 조찬 강연회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반미성향의 김기종(55) 씨로부터 흉기 피습을 당했다.

김 씨는 테이블에 앉아 강연을 준비 중이던 리퍼트 대사에게 갑자기 달려들어 25㎝ 길이의 흉기를 휘둘렀고, 무방비 상태의 리퍼트 대사는 오른쪽 광대뼈부터 턱밑까지 길이 11㎝, 깊이 3㎝의 자상과 왼쪽 팔 전완부(팔꿈치~손목) 관통상, 새끼손가락 신경손상 등의 큰 상처를 입었다.

긴급 후송된 리퍼트 대사는 오른쪽 뺨을 80여 바늘 꿰매고 왼쪽팔 전완부 신경접합술을 받는 등 2시간30여 분에 걸친 큰 수술을 받았다.

피습 자체도 큰 충격이었지만 당시 한미동맹의 초대형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리퍼트 대사는 "한미동맹 진전을 위해 최대한 빨리 돌아오겠다. 같이 갑시다"(수술후 4시간 만에 트위터 글),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퇴원 기자회견)라며 초지일관 의연한 대처로 일각의 우려를 잠재웠다.

살인미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씨는 지난 9월 1심 재판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 역사교과서 국정화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 온 중·고교 역사교과서의 좌편향 논란이 9월10일 교육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를 계기로 정치권 싸움으로 본격화했다.

정부와 여당은 현행 검정 역사교과서에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좌편향적 내용이 들어 있다고 주장한 반면, 야당은 교과서 좌편향 지적은 보수층 결집을 노린 색깔공세이자 친일·독재를 미화하려는 시도라고 맞섰다.

여기에 시민단체, 학계 등을 중심으로 한 찬반 논쟁도 뜨거워지면서 역사교과서 문제가 하반기 최대 정치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정부는 10월12일 중·고교 역사교과서 발행 체제를 검정에서 국정으로 전환하는 안을 행정예고했다.

교육부는 11월2일까지 행정예고안에 대한 찬반 의견을 수렴한 뒤 11월3일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확정, 고시했다.

이에 따라 새 역사 교과서는 앞으로 1년여간의 집필과정을 거쳐 2017년 3월부터 각 학교에서 쓰이게 된다. 그러나 교육부는 집필진 명단을 포함한 집필과정 자체를 비공개할 방침을 밝히는 등 국정화 확정 이후에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 '성완종 리스트' 파문

해외자원개발 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다 4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정치인 8명 이름이 포함된 '금품 메모'를 남기면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성완종 리스트'로 회자된 이 메모지에는 '김기춘(10만 달러), 허태열(7억), 홍준표(1억), 부산시장(2억), 홍문종(2억), 유정복(3억), 이병기, 이완구'라고 쓰여있었다.

검찰 특별수사팀이 꾸려져 수사가 시작되고 리스트에 등장한 이완구 국무총리가 사퇴하는 등 거센 후폭풍이 이어졌다. 2012년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 캠프에 몸담았던 인사들이 대거 리스트에 포함되면서 불법 대선자금의 '판도라 상자'가 열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하지만 수사팀은 3개월간의 수사 끝에 이완구 전 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6인은 증거 부족 또는 공소시효 만료로 불기소 처분하면서 '용두사미' 수사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이후 정치권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특검을 통해 재수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으나 여야의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 흐지부지됐다.

■ 北 지뢰도발에도 8·25 합의로 남북 이산상봉·당국회담

북한이 파주 인근 비무장지대(DMZ)에 목함지뢰를 매설해 8월 4일 우리 장병 2명이 크게 부상했다. 우리 군은 대응조치로 같은 달 10일 심리전 수단인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이에 북측은 강력히 반발하며 8월 20일 고사포와 직사포로 서부전선에서 포격 도발을 가했고, 우리 군은 대응사격과 함께 최고 경계태세를 발령했다.

북한이 추가로 준전시상태를 선포하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가 8월 25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양측 수석대표로 하는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의 극적인 타결로 군사적 대치 상황은 종결됐다.

남북은 8·25 고위당국자 접촉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과 준전시상태 해제 이외 이산가족 상봉, 당국회담 개최, 민간교류 활성화 등에도 합의했다. 양측은 10월 20부터 26일까지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했으며, 11월 26일 판문점 실무접촉을 거쳐 12월 11일 개성공업지구에서 차관급이 수석대표를 맡는 제1차 남북당국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 안철수 탈당…총선 4개월 앞두고 제1야당 분열

12월13일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탈당 선언으로 제1야당 분당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졌다. 안 전 대표는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마지막 순간까지 탈당을 만류하기 위한 당의 중진과 수도권 의원 등의 중재 노력에도 결국 문재인 대표와 당의 혁신방향에 대한 인식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갈라섰다. 지난해 3월 2일 김한길 민주당과 통합해 새정치연합에 들어온 지 1년 9개월여만이다.

안 전 대표가 독자세력화를 선언하면서 내년 총선을 4개월 앞둔 야권이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새정치연합은 야권 분열이 현실화하면서 한층 더 어두워진 선거 전망과 안 전 대표의 뒤를 이을 탈당 물결에 대한 위기감에 충격에 빠졌다. 반면, 천정배 의원을 비롯한 신당 세력은 '폭발력'있는 통합신당을 만들자며 안 전 대표에 적극적으로 손짓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표는 "호랑이 등에서 내릴 수 없다"고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지만, 내년 총선에서 여야 일대일 대결구도를 복원해야 하는 무거운 짐을 안게 됐다.

■ 간통죄 62년 만에 폐지

간통죄가 2월26일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제정 62년 만에 폐지됐다.

헌재는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국민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비밀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재판관들은 "간통죄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더는 일치하지 않는다. 혼인과 가정의 유지는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지와 애정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

헌재 결정으로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간통하면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 형법 241조는 즉시 효력을 잃었다.

해당 조항은 일부일처주의 및 가족제도 유지 등을 명분으로 1953년 도입됐다. 하지만, 이후 사회적 인권 신장 추세 속에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여론이 힘을 받으면서 존폐 논란이 계속됐다.

헌재는 앞서 1990∼2008년 4차례 헌법재판에서 "질서 유지와 공공복리를 위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다소 제한할 수 있다"며 간통죄를 모두 합헌으로 판단했었다.

간통죄 폐지로 성도덕 문란화, 가족공동체 해체 촉진 등과 같은 사회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과제로 남았다.

■ 朴대통령 中열병식 참관…한일 첫 정상회담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9월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성루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나란히 서서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을 참관했다.

이 자리는 1954년 북한 김일성 주석이 마오쩌둥(毛澤東) 국가주석과 함께 서서 열병식을 지켜봤던 곳이었다.

이런 점에서 박 대통령의 전승절 참관은 한중간 신(新)밀월 시대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와 함께 미국 우호국 정상 중 유일하게 중국 전승절에 박 대통령이 참석하면서 한미 동맹관계에 악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박 대통령은 미국 국방부(펜타곤)에서 우리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의장대 공식사열을 받는 등 10월 방미를 통해 이른바 '한국의 중국 경사론'을 불식시켰다.

박 대통령은 11월2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했으나 관계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핵심현안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결정적 진전은 아직 없는 상태다.

■ 갈등 키운 식물국회…노사정 대타협도 빛바래

올 한해 국회는 정치도, 입법도 실종된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회의 수장인 정의화 국회의장조차 12월10일 19대 마지막 정기국회를 마치며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19대 국회는 존재할 이유가 없었던 최악의 평가를 받게 될 수 있다"고 자성했을 정도다.

예산안의 법정시한 내 처리도 사실상 실패했고, 국회의 기본 책무인 입법 성적표 또한 초라하기 그지없다.

12월 2일 국회는 2년 연속 예산안 법정시한 내 처리에 도전했지만, 여야 간 쟁점법안 처리를 위한 협상이 지연되면서 끝내 법정시한을 48분 초과하고 말았다.

또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9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끝난 12월 9일 오전 기준 올한해 발의된 법안 수는 4천436건으로 집계됐으나, 이중 실제 본회의에서 가결된 법안은 1천30건으로 가결률이 23.2%에 그쳤다. 이는 19대 국회 전체 법안 가결률(31.6%)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지난 9월 17년 만에 타결된 노사정 대타협을 뒷받침하기 위한 입법은 여야 정쟁에 매몰돼 상임위 단계에서 수개월째 머물러 있고, 내년 4·13 총선을 위한 선거구 획정 협상도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야당의 동의 없이는 쟁점법안을 처리할 수 없는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협상 여건이 어려워진 측면도 있지만, 어렵사리 도출한 합의조차 손바닥 뒤집듯 어기는 여야 지도부의 태도 역시 '식물국회'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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