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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서울] 서울에 채식 식당 100곳… 풀만 먹어도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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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으로 만든 돈까스부터 우유·달걀도 안 쓰는 곳까지… 식당마다 채식 수준 다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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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컬트 문화처럼 여겨졌던 채식(菜食)이 점차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가수나 배우, 축구 감독 등 유명인들이 잇따라 채식 선언을 공개하면서 채식 레스토랑은 문전성시(門前成市)다. 서울에만 채식 레스토랑이 100여곳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잘 찾으면 '비건(vegan)'으로 통하는 극단적인 채식신봉자에서 조류·가금류는 받아들이는 약식(semi) 채식애호가까지, 이른바 '초식(草食)'남녀들이 '채근담(菜根談)'을 나눌 수 있는 식당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서대문구 창천동 러빙헛 신촌점에선 캘리포니아롤, 스테이크 등을 식물성으로 개조했다. 캘리포니아롤엔 생선 대신 콩고기, 아보카도, 치커리, 오이가 들어간다. 버섯과 콩고기를 센 불에 튀겨낸 매실탕수육은 느끼하지 않으면서 고소하다. 스테이크, 돈까스, 햄버거도 있지만 동물성 재료는 들어가지 않는다. 3000~5000원대 저렴한 가격이 강점.

강남구 역삼동 마오즈는 이슬람 길거리 음식인 팔라펠을 주로 다루는 '채식 패스트푸드점'. 팔라펠은 둥글고 평평한 빵 사이에 토마토와 올리브, 할라피뇨, 양파, 브로콜리 등 여러 야채와 함께 병아리콩을 갈아 튀긴 경단을 곁들인 음식이다. 육류가 들어가지 않아 유럽·미국에서 채식주의자와 여성들에게 인기다.

강남구 삼성동 쏘트루는 채소를 재료로 만든 요리가 나오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자 카페. 유기농, 친환경 식재료로 빚은 샌드위치, 버거, 파스타, 피자 등이 있으며, 올리브 갈릭 페스토와 각종 치즈에 허브를 더한 허브그린피자가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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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치동 채식 뷔페식당‘뉴스타트’에서 손님들이 야채와 과일 등을 접시에 담고 있다. 이곳은 19년째 채식만을 메뉴로 내놓고 있어 채식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곳 중 하나다. /이재준 기자 pro@chosun.com


종로구 명륜3가 마노는 채식주의자 명소다. 하트로 표시한 메뉴는 우유, 달걀, 버터 등을 사용하지 않아 극단적인 채식주의자들도 즐겨 찾는다. 베지터블 스튜, 현미단호박 수프, 비건케이크 등이 눈길을 끈다.

강남구 대치동 뉴스타트는 19년 된 채식 뷔페식당. 최선희 사장이 직접 음식을 조리한다. 단무지, 당근, 우엉이 들어간 현미김밥이 별미이며, 목이버섯 샐러드는 해파리를 씹는 듯한 느낌에 향긋한 냄새가 난다. 밀에서 단백질을 뽑아 만든 밀불고기가 백미.

종로구 견지동 바루는 조계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사찰요리 전문점. 경남 금수암 대안 스님이 제안하는 400여 가지 요리 중 대중적 요리를 선별해 정갈한 코스 요리로 구성했다. 담백하고 송이향이 진한 송이누룽지탕이 인기다.

종로구 삼청동 감로당은 퓨전 사찰 음식점. 사찰 음식에 들어가지 않는 오신채(파, 마늘, 부추, 달래, 흥거)는 쓰지 않으며 고기·생선 등 육류 음식도 없다. 천연 조미료를 사용하고 밀가루 대신 국산 감자전분과 찹쌀가루를 섞어 쓴다. 가격이 좀 비싼 게 흠. 정식 코스가 2만3000원부터 9만8000원까지 5가지. 더덕 단호박 탕수, 모듬 버섯잡채 등이 있다.

궁중 한정식으로 일가를 이룬 한미리에서 운영하는 강남구 대치동 채근담, 토마토 전문 레스토랑를 내세우는 마포구 서교동 토마스터, 순수 비건을 위한 경기도 과천시 주암동 스마일 조, 일반인과 채식주의자들 모두에게 문호를 연 강남구 역삼동 가로비도 가볼 만하다.


[이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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