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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하루 3명꼴 '에이즈' 감염… 10명 중 3명이 2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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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도 23.7%… 젊은층에 많아...주변서 ‘환자와 접촉 질병’ 오해...편견 심해 사회생활 어려움 호소...성관계·수혈·출산·수유 때 감염“잘못된 정보·사회 인식 바꿔야”

에이즈(HIV/AIDS) 환자인 30대 A씨는 얼마 전 회사 면접을 통과했다. 어렵게 취업 문을 넘었지만 회사를 잘 다닐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에이즈상담센터를 통해 상담도 받아봤지만 불안한 마음은 가시질 않는다. 에이즈예방법에는 환자의 감염 사실을 외부에 알릴 수 없고 이를 이유로 회사에서 환자를 차별하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 규정이 잘 지켜지지 않아 환자가 고통받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세계일보

韓서도 플래시몹 선봬 서라벌중학교 학생 160명도 서울역 광장에서 에이즈 예방과 관심을 촉구하며 레드리본 플래시몹을 선보이고 있다.서울=이제원 기자


제10차 아시아·태평양 에이즈대회 자료집에 실린 한 감염인의 사례다. 그는 “직장생활 자체가 지옥이다. 휴직을 하면서 에이즈 감염 사실이 소문났다. 나 자신도 마음이 항상 불편했고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면서 동료와도 다툼이 늘어 결국 회사를 더 이상 다닐 수 없게 됐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세계일보

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이 질병관리본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91명의 신규 에이즈 환자가 발생했다. 하루 평균 3명꼴이다. 연령별로는 20대가 30.8%(367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 23.7%(282명), 40대 19.2%(229명) 순이었다. 최근 통계를 보면 감염인의 연령이 낮아지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연맹은 설명했다.

세계일보

中, 대형 레드리본 등장 세계 에이즈의 날인 1일 중국 장시(江西)성 더싱시의 한 광장에서 학생들이 혈액과 따뜻한 마음을 의미하는 대형 ‘레드리본’을 만들고 있다. 장시성=신화연합뉴스


학술적으로 HIV와 에이즈(AIDS)는 서로 다르다. HIV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를 말하며, 에이즈는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의 영어 약자를 붙여서 부르는 이름이다. HIV에 감염된 이후 면역체계가 손상되거나 저하되는 감염증 등의 질병이 나타난 사람을 에이즈 환자라고 부른다. 이들 환자와 접촉하면 바로 감염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로 에이즈는 성관계, 수혈, 출산, 모유수유로만 감염된다. 함께 밥을 먹는 등의 일상생활만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 때문에 성매매와 관련된 일에 종사하지 않는다면 HIV로 인해 직업에 제한을 받아선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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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 에이즈 퇴치 조각 눈길 인도 부바네스와르 푸리의 해변에서 조각가 수다르산 펫낵이 만든 모래조각에 “에이즈 퇴치 약속 지켜요”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부바네스와르=AFP연합뉴스


김해덕 한국에이즈퇴치연맹 간사는 통화에서 “에이즈 환자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질병 자체보다 사회적 편견과 인식”이라며 “잘못된 정보와 부정적인 인식을 바로잡고 에이즈 예방과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권동석 한국에이즈퇴치연맹 회장은 이날 보건복지부 관계자, 국내 에이즈 민간단체 관계자, 자원봉사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역에서 제28회 세계 에이즈의 날 캠페인 행사를 열고 에이즈 신규 감염인을 제로(0)로 만들고, 감염인에 대한 차별과 사망자도 없애자는 취지의 캠페인을 벌였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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