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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시승기] 실용성 겸비한 품격··· 벤츠 ‘왜건’ C클래스 에스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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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단의 품격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실용성을 겸비한 차량은 없을까.”

아이를 가진 30~40대 운전자들이 흔히 하는 고민이다. 넓은 적재공간이 있는 차량이 필요하지만 차체가 크고 높은 SUV는 선호하지 않는 이들에게 선택 가능한 대안은 차량 지붕이 트렁크까지 길게 이어진 ‘왜건’이다.

하지만 실용성을 강조한 왜건 모델은 그동안 한국시장에서 ‘찬밥’ 신세였다. 현대차 등 국내 업체들이 아반떼 투어링 등 간혹 왜건 모델을 출시했지만 저조한 판매량으로 금세 단종되기 일쑤였다. 현재 시판 중인 왜건 모델로는 현대차 i40가 있지만 역시 실적이 신통치 않은 형편이다.

경향신문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 9월 출시한 ‘더 뉴 C클래스 220d 4매틱 에스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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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9월 C클래스에 왜건 모델을 추가로 출시했다. 왜건 모델 출시로 국내 판매되는 5세대 C클래스 라인업은 총 10종으로 늘었다. 다양한 차종으로 선택의 폭을 넓혀 소비자를 유혹하는 것은 그동안 수입차 브랜드들이 국내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사용한 대표적 전략이다.

지금까지 한국에선 인기를 얻지 못했던 왜건형 차량에서도 수입차 돌풍이 이어질 수 있을까. 벤츠가 만드는 왜건은 얼마나 다른 매력을 갖고 있을까. 그런 궁금증을 안고 벤츠 ‘더 뉴 C클래스 220d 4매틱 에스테이트’를 시승했다.

먼저 독특한 외관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앞모습은 기존의 C클래스 세단과 같다. 아방가르드·익스클루시브·AMG 등 선택한 사양에 따라 전면부 디자인이 달라진다. 엉덩이를 길쭉하게 뺀 뒷모습은 깔끔하고 단순하다. 곡선의 매력도 잘 살아있다. 상자 같은 형태에서 오는 왜건 특유의 답답한 느낌이 덜했다.

내부 디자인은 고급 세단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앞좌석 사이에 설치된 터치패드 컨트롤러는 처음엔 어색했지만 익숙해지자 운전을 하면서도 쉽게 조작이 가능했다. 8.4인치 커맨드 디스플레이를 보면서 터치패드 컨트롤러에 손으로 글씨를 쓰거나 클릭하면 돼 편리했다. 필요한 버튼과 조작기기를 되도록 한곳에 모아 편의성을 높인 것도 마음에 들었다.

시동을 걸자 앞유리창 아랫부분에 ‘헤드업 디스플레이’ 화면이 작동했다. 핸들 너머로 속도와 내비게이션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시선을 이리저리 돌릴 필요가 없었다. 더 안정적인 운행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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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 9월 출시한 ‘더 뉴 C클래스 220d 4매틱 에스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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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휠의 움직임은 가볍고 부드러웠다. 운전에 부담을 느끼는 여성들도 운전대를 한 번 잡고 돌려보면 한결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젤차답게 약간의 소음이 있었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가속페달에 발을 올리자 차는 힘차게 앞으로 튀어나갔다. 속도를 높여도 흔들림 없이 도로 바닥에 딱 달라붙어 뻗는다는 느낌이 전해졌다. ‘역시 벤츠’라는 감탄사가 절로 튀어나왔다.

주행 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트, 스포트 플러스, 인디비쥬얼 등 총 5가지다. 응답 속도와 주행 성능을 한껏 높인 스포트 플러스 모드에서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면 바로 상체가 뒤로 젖혀질 만큼 빠른 속도로 차가 돌진한다. 어지간한 스포츠카 못지 않은 박력을 느낄 수 있다.

상시 사륜구동 차량답게 코너에서도 매끄러운 방향 전환이 가능했다. 직렬 4기통 2.2ℓ 디젤 엔진은 최고 출력 170마력(3000~4200rpm), 최대 토크 40.8㎏·m의 힘을 낸다. 최고 속도는 233㎞/h,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은 7.9초다.

더 뉴 C클래스 220d 4매틱 에스테이트에는 벤츠의 첨단 안전기술도 다수 적용됐다. 탑승자 사고 예방 안전 시스템인 ‘프리 세이프’, 장시간 운전자에게 경고 메시지를 주는 ‘주의 어시스트’ 등이 대표적이다.

레이더 센서로 전방 차량과의 거리를 측정해 거리가 너무 짧거나 장애물이 탐지되었을 때 운전자에게 시각적 경고를 주는 ‘충돌 방지 어시스트 플러스’도 적용됐다. 이 시스템은 시속 7~250㎞로 달리는 차를 감지할 수 있고 시속 7~70㎞로 달릴 때 서 있는 장애물을 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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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 9월 출시한 ‘더 뉴 C클래스 220d 4매틱 에스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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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 연비는 13.5㎞/ℓ로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최첨단 선택적 촉매 환원장치(SCR) 기술을 적용해 질소산화물 등 배기가스 배출량도 줄였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당 141g이다.

파노라마 선루프와 루프 레일은 기본으로 장착됐다. 실용성이 무기인 왜건답게 트렁크 적재공간은 1510ℓ에 이른다. 뒷좌석 등받이는 세 부분으로 나뉘어 접을 수 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앞좌석은 앞으로 이동하고 동시에 뒷좌석은 앞으로 접혀 매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중형급 왜건임에도 뒷좌석이 다소 좁은 것은 단점으로 느껴졌다. 유아용 카시트를 설치하고 뒷좌석에 성인 1명이 타면 공간이 거의 꽉 찬다.

높은 가격도 부담스럽긴 하다. 개별소비세 인하율이 적용된 더 뉴 C클래스 220d 4매틱 에스테이트의 가격은 6020만원(부가세 포함). 어지간한 국산 대형차 가격과 맞먹는다.

하지만 안전과 편의성, 디자인, 성능 등을 모두 고려해 패밀리카를 고른다면 반드시 상위권에 포함될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장점이 많고, 다양한 취향을 두루 만족시킬 수 있는 차였다.

<김형규 기자 fideli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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