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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도살장 끌려가는 돼지 물 먹였다가 고소당한 캐나다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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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캐나다의 동물보호운동가가 도살장에 끌려가는 돼지에게 물을 먹였다가 고소당했다고 29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 6월 22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무더운 여름날 돼지들이 대형 트럭에 가득 실려 도살장에 끌려가고 있었다. 이 광경을 본 아니타 크라이츠는 더위에 지친 돼지들이 물을 마셔야 한다고 생각했다. 크라이츠는 동물보호운동가이자 '토론토 피그 세이브(Toronto Pig Save)' 창립자이기도 하다. 토론토 피그 세이브는 도살장으로 실려가는 돼지들의 고통을 알리는 집회를 열어왔다.

이날 크라이츠와 토론토 피그 세이브 회원들은 돼지를 실은 대형 트럭이 신호대기를 하는 틈을 타 돼지들에게 물을 먹였다. 더 많은 돼지들이 먹을 수 있도록 물과 과일을 트럭 안으로 밀어넣었다.

트럭 운전기사는 돼지에게 물을 주지 말라고 크라이츠와 회원들에게 강력하게 항의하며 맞섰다. 그는 다음날 돼지들에게 물을 준 크라이츠를 현행법 위반으로 고소했다.

캐나다 법에 따르면 돼지는 소유주의 재물로 간주되고 36시간 동안 음식이나 물, 휴식시간 없이 수송될 수 있다. 돼지를 운송하던 업체 측은 돼지들에게 먹이를 준 크라이츠와 회원들 때문에 돼지들도 위험해지고 도로 안전도 위협받았다고 주장했다.

크라이츠와 회원들이 준 물을 마시려고 돼지들이 트럭 안에서 서로 기어오르고 엉겨붙은 탓에 더 고통받았다는 것이다.

트럭 운전기사는 "크라이츠와 회원들에게 시위를 할 수 있는 권리는 있지만 내 가축을 위험에 몰아넣을 권리는 없다"며 "신호 대기를 하던 중 이들은 가축들 사이로 팔을 밀어넣었다. 파란불로 바뀌었을 때 이들이 다쳤으면 어쩔 뻔했나. 이들이 초래한 위험 때문에 도로 안전이 위협받은 것에 대해 내가 책임지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크라이츠는 오는 30일 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온타리오주 밀턴 지역 법정에 서게 된다. 최악의 경우 징역 10년 혹은 벌금 2500만 달러(약 215만 원)에 처할 수 있다.

전세계 동물보호단체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크라이츠는 "우리는 배고픈 이에게 음식을 주고 목마른 자에게 물을 줄 의무가 있다"며 "벌금형이 선고되면 거부하겠다. 차라리 감옥에 가겠다"고 말했다.

jh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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