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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인터넷은행 핀테크혁명] 23년 만의 새로운 은행 출현…금융권 ‘머니무브’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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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23년 만에 등장한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은 ‘정보통신기술(ICT)’라는 새로운 무기를 가지고 은행권은 물론 금융계 전체를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금리 경쟁력만을 내세우는데 그치지 않고 각 사업자의 기존 사업이 가진 특장점을 결합해 시너지를 낸다면 ‘돈의 흐름’의 패턴을 근본적으로 바꿀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본격 출범하면서 무엇보다 기대되는 것은 중금리 대출시장의 활성화다. 그동안 신용등급 1~3등급의 우량고객은 2~5%의 낮은 금리에 돈을 빌리지만 그 외의 금융소비자들은 각 개인의 사정과는 상관 없이 20% 후반의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금리를 떠안아야 하는 ‘금리 절벽’을 감수해야만 했다. 정부가 연 10%대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독려해 왔지만 대부업체는 물론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역시 자체 개인신용평가 능력을 갖추지 못해 4~7등급 신용자에 대한 중금리 대출을 꺼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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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지닌 기존 고객의 ’빅데이터‘는 한차원 높은 신용평가기술을 제공해 본격적인 중금리 대출 출현의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은행은 주주로 참여한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 우정사업본부, SGI서울보증이 가진 기존 금융정보를 통해 초기 위험을 최소화하고 여기에 3800만명의 카카오톡 이용자들의 소비행태, 컨텐츠 사용 등을 분석해 중금리 대출 모델을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케이뱅크 은행 컨소시엄 역시 쇼핑몰 및 포털 검색 결과 등 빅데이터에 기반해 새로운 신용정보를 생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며 “신용대출이 전체의 절반, 중금리 신용대출이 3분의 1가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우리은행의 모바일 대출 서비스‘위비뱅크’의 운영 노하우와 BC카드, PG사 들의 결제 관련 정보가 합쳐지면 보다 정교한 신용평가 시스템이 완성돼 10%대 대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두 인터넷전문은행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비대면 거래 수단을 통해 비용을 최소화하고 이를 예금금리로 돌려 저금리 기조로 경쟁력을 잃은 은행권을 공략하는 동시에 제2금융권도 견제할 전망이다. 온라인 기술을 이용하는 만큼 지점 관리비용이나 인건비, 밴사 수수료 등을 아껴 이를 ’카카오 유니버셜 포인트‘나 무료통화 등으로 제공해 주주사 서비스로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금리 경쟁력이 기존 금융권을 향하는 ‘창’이라면 ICT 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금융서비스는 금융 소비자들의 수요를 쓸어담는 ‘빗자루’다. 특히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기반으로 필요한 금융 정보를 제공하고 자산관리를 해주는 ‘금융봇’(카카오뱅크) 서비스나 ‘로보-어드바이저’(케이뱅크) 서비스는 기존 금융권이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비교우위’가 될 전망이다.

기존 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에 맞서 새로운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속속 내놓으며 대응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정맥 인식 등 비대면 실명확인 기술을 처음으로 도입한 ‘써니뱅크’를 내달 초 선보일 예정이고 KEB하나은행은 ‘원큐뱅크’라는 이름으로 생체 인증과 기존 통합 포인트 서비스를 합쳐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는다. 부산은행 역시 롯데그룹과 업무협약을 맺고 ‘B뱅크’라는 이름의 모바일 뱅크를 개발, 유통과의 시너지를 모색한다.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 출현에 대해 “ICT기술과 금융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금융서비스 출현으로 금융소비자의 편익이 증대될 것”이라며 “새로운 경쟁자 및 차별화된 사업 모델이 출현함으로써 은행 간 경쟁이 촉진되고 금융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 향상이 유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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