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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푸틴, 터키 대통령 전화 2번 거절…파리 회동 성사될지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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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잇단 유화 제스처…러시아는 강경 입장 고수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터키의 러시아 전투기 격추 이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전화 통화 요청을 두 차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모두 상대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어 갈등 해결을 위한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다음 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 정상회의에서 두 나라 정상의 만남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푸틴 대통령의 보좌관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지금까지 에르도안 대통령으로부터 걸려온 두 번의 전화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전투기 격추와 관련한 터키의 사과가 있기 전까지 대화에 응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터키 고위 지도부는 아직도 러시아에 전폭기 격추 사건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으며, 피해 배상을 하겠다는 제안이나 책임자를 처벌하겠다는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푸틴 대통령이 강경 모드를 꺾지 않으면서 30일 공식 개막하는 프랑스 파리의 기후변화협약 회의에서 양국 정상의 만남이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파리 기후변화협약 회의에서 "파리에서 푸틴과 얼굴을 맞대고 만나고 싶다"며 전투기 격추 사건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논의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터키의 대화 제의를 긴장 완화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하면서 과거와 현재 에르도안 대통령의 달라진 발언에 주목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프랑스 TV 채널 '프랑스 24'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전투기인 줄 알았더라면 "우리 영공 침범에 대해 다르게 대응했을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가 "러시아 전투기가 영공을 침범하는 일이 또 생긴다면 같은 방식(격추)로 대응할 것"이라는 과거 발언에서 한발 물러난 것이라고 NYT는 해석했다.

터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총리도 영국 일간 더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터키와 러시아가 불화를 겪으면 승자는 테러리스트인 '이슬람국가'(IS)가 된다"며 "터키는 긴장 완화를 위해 러시아, 동맹국들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터키는 러시아 전투기 격추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설전을 벌이면서도 대화 제의는 꾸준히 하고 있다.

러시아가 자국 전투기 격추에 대한 보복으로 각종 제재를 준비하면서 고삐를 조여 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러시아는 지난 24일 전투기 피격 사건 이후 터키 상품의 제한적 금수를 포함한 경제 제재와 문화·인적 교류 제한 등의 보복 조치를 취했거나 준비하고 있다.

각종 제재에 더해 이날에는 러시아가 내년 1월부터 터키와의 비자면제협정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는 발표도 나왔다.

지난해 터키를 찾은 러시아 관광객은 터키 전체 여행객의 12%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러시아인들은 독일 관광객 다음으로 터키를 많이 찾았다.

NYT는 "푸틴이 아직까지는 정치·경제 면에서 터키와의 관계를 축소하는 계획에서 후퇴한다는 신호를 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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