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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칼바람도 잊게 하는 힐링의 천국 '영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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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트래블팀 전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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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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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끝자락의 쌀쌀한 날씨에 수은주는 어느새 영하를 가리키고 있다. 춥다고 방안에 움츠리고 있자니 몸은 더 무거워지고 나른해진다. 활동량을 늘려 체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야 건강한 겨울을 날 수 있다지만 그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마음이야 밖에 나가 있지만, 몸은 따뜻한 걸 원할 뿐이다. 이럴 때 몸의 건강 에너지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곳이 영암군이다. 그곳에는 몸을 따뜻하게 데워줄 월출산 온천과 쇠한 기력을 증진시켜줄 낙지요리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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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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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맥의 끝자락을 장식한 월출산 아래 물 좋기로 소문난 월출산온천이 자리하고 있다. 온천의 상큼한 맛은 피부가 먼저 아는 법. 그런 면에서 월출산온천은 일단 합격점이다.

온천수는 월출산 암반대의 주요 구성 암석인 홍색장석화강암(맥반석)을 수원으로 하고 있어 맥반석온천수로 통칭된다. 맥반석은 강한 흡착, 정화의 성질이 있어서 온천수 속 유해물과 오염물질을 제거해 주기 때문에 피로 회복 효과가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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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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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은 약알칼리성 식염천으로 각종 미네랄 성분과 용존 산소량 및 원적외선 방사량이 풍부하다. 신체에 부담이 적고 게르마늄, 나트륨, 유황, 미네랄을 함유해 피로회복, 신경통, 류마티스, 알레르기성 피부질환, 무좀 등에 효과가 있는 순수 천연 온천수다.

월출산온천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필수 코스는 매그넘탕이다. 다양한 수중안마장치가 부착된 매그넘탕은 어깨가 결리거나 몸이 지뿌듯한 사람에게 제격이다. 뜨거운 온천수 속에서 강한 기포가 마사지 효과를 일으켜 굳었던 관절들을 부드럽게 이완시켜준다.

온천욕이 몸에 이롭다고는 해도 좋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알아두어야 할 상식이 있다. 먼저 자신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식사 1시간 이후 10~15분 입욕했다가 30분~1시간 가량 푹 쉬는 것이 좋다.

탕에 너무 오래 있거나 하루 4회 이상 온천욕을 하는 것은 오히려 몸에 해가 된다. 또한 때밀이 타월로 피부를 힘껏 미는 것은 피부를 과도하게 자극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온천으로 몸이 개운해졌다면 독천 낙지마을에 가서 원기를 돋운다. 40여 년 전만 해도 학산면 독천리는 갯가마을이었다. 영산강하구에 둑이 생기면서 갯벌도 사라지고, 낙지도 자취를 감췄지만 30여 곳의 낙지전문점이 영암 낙지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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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주환 기자)


낙지골목의 대표음식은 갈낙탕이다. 소갈비와 낙지를 함께 끓여내는 음식으로 연포탕과 갈비탕을 합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예전에는 우시장이 열려 소갈비를 쉽게 구할 수 있었기에 갈비탕에 낙지를 넣어 끓이면서 만들어졌는데, 의외로 국물 맛이 진하면서도 시원하다. 더욱이 쫄깃한 낙지를 씹는 재미와 갈비를 뜯는 즐거움을 동시에 누릴 수 있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연포탕도 인기가 높다. 맑고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기 때문이다. 낙지와 채소를 조금 넣어 말갛게 끓인 연포탕은 낙지의 부드러운 맛을 살리기 위해 살짝 데치듯이 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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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주환 기자)


낙지 먹을 줄 안다는 사람들은 산낙지를 선호한다. 나무젓가락에 돌돌 말아 소금기름 바른 낙지를 통째로 먹는다. 입 안에서 꿈틀대는 낙지의 찰진 맛과 부드러운 식감이 그만이다. 낙지를 살짝 데쳐서 각종 채소와 함께 무친 낙지초무침은 새콤한 맛을 내기에 산낙지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에게 좋다.

온천과 낙지로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면 다음은 눈과 마음을 정화하기 위해 월출산으로 간다. 영암여행은 월출산에서 시작해 월출산으로 마감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명산 아래 영암의 대표 여행지가 모여 있다.

월출산 아래 구림마을은 2200년 동안 명맥을 이어왔다. 일본에 학문을 전한 왕인 박사, 풍수지리의 대가 도선국사, 고려 태조 왕건의 책사였던 최지몽 등이 모두 구림마을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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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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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역사가 오래되었다고 안동 하회마을이나 경주 양동마을처럼 전통마을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한옥과 양옥, 심지어 일본식 가옥도 있다. 길가에 늘어선 전봇대와 전선이 흉물스럽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을 자연스레 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정겹다.

나지막하게 쌓은 돌담 사이로 소담한 골목길이 펼쳐지고, 모퉁이를 돌아서면 운치 있는 정자가 시야에 들어온다.

'비둘기 구(鳩) 수풀 림(林)'을 쓰는 마을 이름에는 도선국사의 탄생 설화가 얽혀 있기도 하다. 구림마을 중심에는 도선국사의 탄생과 관련한 국사암이 자리잡고 있다. 국사암에서 큰 길로 나오면 소나무 사이에 서 있는 회사정과 만난다.

촌락사회의 운영을 논의하고 의결하는 주민 자치 조직인 대동회의 집회 장소다. 일제강점기에 3.1운동이 일어났을 때는 독립만세의 함성이 울렸던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회사정에서 냇가를 따라 마을로 들어가면 죽정서원이 있다. 그 왼쪽으로 조선 성종 때 경기체가 '금성별곡'을 지은 박성건이 후학을 양성하던 간죽정이 있다. 이 외에도 호은정, 육우당, 서호사, 동계사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구림마을을 돌아보면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도기박물관과 하미술관이다. 도기박물관은 1986년과 1996년 2차에 걸친 이화여대박물관의 구림도기 가마터 발굴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지역에서 출토된 옹관과 구림도기, 가마터 등이 전시되어 있다.

도기는 붉은 진흙으로 만들어 볕에 말리거나 구운 다음 오짓물을 입혀 다시 구운 그릇이며, 도자기는 도기와 자기가 합쳐진 말로 굽는 온도에 따라 자기, 도기, 옹기, 토기로 크게 구분된다. 1280도 이상의 고온으로 구우면 자기, 1250 정도는 도기다. 항아리나 뚝배기 같은 질그릇이 도기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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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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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립 하미술관은 하정웅 씨가 기증한 조각, 판화, 공예, 사진 등 약 3,037여 점의 미술품을 기반으로 전시실을 운영한다. 지역 미술관이 아니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전시작품의 수가 많고, 마르크 샤갈, 마리 로랑생 등 수준 높은 작가의 작품이 걸려 있다.

구림마을 동쪽 문필봉 기슭에 왕인박사 유적지가 있다. 왕인박사는 천자문 1권, 논어 10권과 도공, 제기 기술자 등을 데리고 일본에 건너가 문물은 전한 인물이다. 일본에서는 고대문화의 시조라 불리는 성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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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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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지에는 왕인박사의 영정과 위패가 모셔진 사당, 왕인박사 탄생지, 왕인박사가 수학하던 문산재?양사재와 책굴, 왕인박사의 후학들이 조각한 2.75m 높이의 왕인석상, 왕인박사를 상징하는 계곡 성천, 전시관 등이 잘 정돈되어 있다.

도갑사는 신라 말에 도선국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임진왜란과 6.25전쟁을 겪으면서 해탈문(국보 제50호)를 제외한 대부분의 건물이 불에 타서 고졸한 멋은 없다.

도선국사가 도갑사를 떠나면서 "내가 떠난 후 철모 쓴 자들이 와서 절에 불을 지를 것이다"라고 예언했는데, 그의 말대로인지 6.25전쟁 때 군인들에 의해 화를 입었다.

해탈문은 단아하면서도 예스럽고 소박한 느낌이 들며, 계단 소맷돌에 새겨진 태극무늬가 이채롭다. 대웅보전 뒤로 난 산길을 올라가면 투박하지만 단아한 느낌의 석조여래좌상(보물 제89호)이 미륵전에 봉안되어 있다.

취재협조=한국관광공사 광주전남지사(이강우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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