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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터키-러시아, 군용기 격추 의도 놓고 공방…'악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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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계획된 도발" vs 터키 "항공기 국적 전혀 알지 못해"…양국 모두 확전 가능성은 일축]

머니투데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월스트리트저널 동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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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군이 러시아 군용기를 격추한 이후 터키와 러시아의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양국은 전쟁 가능성은 배제하면서도 군용기 격추 의도를 놓고 공방을 계속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자국 군용기가 터키군에 의해 격추된 다음날인 이날 터키 국경 인근 시리아 지역에 대한 공습을 다시 시작했다. 또 이 지역에 최첨단 지대공 미사일 S-400을 배치하겠다며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러시아의 Su-24 군용기 격추와 관련해 터키가 사전에 경고를 했는지에 대해선 양측이 팽팽히 맞선다. 러시아는 터키군으로부터 사전 경고를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터키의 러시아 군용기 격추는 계획된 도발 같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터키와 전쟁을 할 생각은 없다"며 확전 가능성을 일축했다.

반면 터키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사건 당시 항공기의 국적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5분 동안 10차례에 걸쳐 러시아 군용기에 영공 침범 사실을 경고했으나 영공을 벗어나지 않아 터키 F-16 전투기 두 대가 출격해 이를 격추했다고 설명했다.

터키군은 "사건 이후 러시아 국방부와 군 관계자들을 찾아가 사고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며 "러시아와 모든 종류의 협력을 할 준비가 됐다는 점도 통지했다"고 덧붙였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러시아 군용기 격추로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전혀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러시아 군용기가 격추되면서 비상 탈출한 조종사 2명 중 한 명은 구조됐지만 다른 한 명은 시리아의 투르크멘 반군에 의해 사살됐다. 또 반군이 조종사를 구조하려던 러시아 헬기를 격추하면서 러시아 해병 한 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영공 침범 시간이 17초로 짧고 러시아 군용기가 공격을 받은 곳이 시리아 영공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오면서 양국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한편 이번 사태가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 이후 형성된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를 격퇴하기 위한 국제 공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이 러시아 군용기를 격추한 것은 1952년 이후 처음이다.

시리아 내전과 관련해 러시아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를 지지해왔다. 러시아는 최근 터키와 인접한 시리아 북서부 알레포 지역에서 IS를 소탕하겠다며 공습을 해왔다. 반면 미국과 프랑스 등 서방은 시리아 반군을 지지하면서 대립구도를 형성해왔다. 러시아의 알레포 지역 공습에 대해서도 IS가 아닌 시리아 반군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라며 비판해왔다.

그러나 최근 IS가 러시아 여객기를 격추하고, 파리 테러 등을 일으키면서 공공의 적으로 급부상하자 양국은 우선 IS를 격퇴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파리 테러를 계기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이끌어낸 데 이어 미국과도 IS 격퇴 전선 강화에 합의하며 적극적인 중재자의 역할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터키의 러시아 군용기 격추 사건으로 분위기가 냉각된 것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 24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IS 격퇴를 위한 공조 방안을 논의한다. 올랑드 대통령의 중재로 터키와 러시아가 IS 격퇴를 위해 다시 힘을 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세린 기자 iwr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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