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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교황이 방문할 케냐 나이로비의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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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군중의 환호에 화답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200만명의 주민이 판자촌에서 힘겹게 생활하는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 AFP통신은 나이로비의 어려운 실상을 25일(현지시간) 대중에 공개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나이로비는 아프리카 경제 부흥을 주도한 곳이지만 범죄와 폭력이 난무하며 매춘이 성행하는 등 ‘삶의 잔인한 현실’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나이로비에서 버스 기사로 일하며 중고품 판매로 두 딸을 키운다는 키루씨는 “범죄를 신고하거나 관여할 경우 죽기 전에는 절대 빠져나올 수 없다”는 섬뜩한 현실을 말하며 “두 딸을 위해 범죄를 보고도 모른 척한다”고 고백했다.

실제 취재 중 거리에서 주먹을 휘두르거나 총기를 휴대한 사람들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고 자신을 범죄조직원이라고 밝힌 남성은 총을 들고 기자 앞에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또 범죄조직으로부터 폭력을 당했다고 말한 피해자 남성은 자신의 배에 난 상처를 보이며 “그들은 끈질기게 나를 괴롭히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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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폭력. 한 시민은 "일상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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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범죄조직원이라고 밝힌 남성은 총을 들고 기자 앞에 포즈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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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 난 상처를 보이는 남성. 그는 범죄조직이 휘두른 칼에 큰 상처를 입었다.


'경찰도 범죄조직만큼 두렵다'는 카로고쵸씨는 “20살 아들이 경찰에게 살해당해 마을주민과 경찰·당국의 폭력중지를 촉구했지만 보복이 두려워 신분 밝히기가 꺼려진다”며 이내 눈물을 보였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범죄가 은폐되고 있다. 상사는 '범죄가 끊이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단지 말 뿐으로 그들은 부패한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5년 전 남편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말한 여성 L씨(20)은 14살 때부터 성매매로 생계를 이어갔고 “아들을 키우기 위해 성매매 말곤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체념 섞인 푸념을 늘어놨다. 그녀의 동생 C(17)역시 성매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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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47 소총을 든 경찰. 시민들은 경찰의 폭력 대응에 큰 불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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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은 "성매매 말곤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체념했다.


현지 주민들은 ‘나무와 골판지로 만들어 당장 쓰러질 듯’한 집에 거주하고 높은 범죄율과 실업 등 생계를 위한 싸움을 이어간다고 전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잘 꾸며진 나이비로 랜드마크(중심가)에서 군중의 환호를 받겠지만 ‘나이비로 실상’은 다르다며 교황이 이런 실상을 볼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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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은 교황이 케냐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테러 위협 등 아프리카의 위험 요소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교황은 "나는 모기가 더 무섭다"며 방탄조끼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데일리메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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