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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나이 상관없이… 힙합·록·재즈 마음껏 즐기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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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카페부터 스탠딩 공연장까지… 추천 라이브클럽

홍대 앞 라이브클럽이라고 하면 요란한 펑크 록, 현란한 힙합 음악 같은 걸 떠올리며 움츠러드는 사람이 많다. 선입견이다. 홍대 앞에선 지구 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장르의 음악(심지어 아이돌 댄스 음악까지)을 들을 수 있다. 드레스 코드도, 입장 제한도 없다. 그냥 쓱 들어가서 음악을 즐기면 되는 공간이다. 홍대 앞이라는 말에 지레 겁을 먹는 40~50 대도 맘 편히 즐길 수 있는 곳부터 방방 뛰며 환호성을 지를 수 있는 라이브클럽까지 11곳을 꼽았다.

첫 라이브클럽 방문이라면

홍대 앞과 담 쌓고 살았던 중년 세대, 아이돌 음악만 들었던 남성에게 클럽은 높은 벽이다. '홍대' 분위기에 어울리지 못할까 걱정 가득한 사람들에게는 카페와 공연장을 겸하는 '제비다방'과 '카페 언플러그드', 재즈 전문 라이브클럽인 '클럽 에반스'를 추천한다. 밤에는 '취한제비'로 상호를 바꾸는 제비다방은 지하와 1층에 각각 20~30석이 마련돼 있는 소규모 카페. 서울 지하철 6호선 상수역에서 100m 거리라 접근이 편하다. 공연장은 지하에 있지만 1층에서도 테이블에 앉아 공연을 볼 수 있도록 바닥을 터 뒀다. 입장료를 따로 받지 않고 1000~1만원가량을 팁 박스에 넣으면 돼 부담도 적다. 홍대 삼거리포차 맞은편에 있는 클럽 에반스는 홍대에서 재즈 공연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공연장이 어둡고 클래식 공연장처럼 정숙한 분위기다. 무대에서 펼쳐지는 공연에만 집중할 수 있어 몸치도 '패션 테러리스트'도 주변 눈치 볼 필요 없이 즐길 수 있다. 조명이 무대에 집중되고 관객석이 어두운 것도 처음으로 클럽을 방문한 사람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직원들이 공연 중에 시야를 가리지 않기 위해 동선(動線)을 철저히 계산해서 움직이는 배려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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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인디뮤지션 임현정씨가 ‘롸일락’에서 노래하고 있다./ 상상마당 라이브홀. 3인조 록밴드 '라이프앤타임'이 열정적인 공연을 보여주고 있다. / 재즈 라이브클럽 ‘클럽 에반스’. 최현우 트리오가 연주하고 있다. / (맨아래) 밴드 ‘무드 살롱’이 ‘제비다방’ 지하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1층에서 바라봤다(아래 사진). 1층 테이블에 앉아 있는 손님들이 고개를 내밀고 아래에서 벌어지는 공연을 보고 있다(작은 사진).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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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의 땀구멍이 보인다

홍대 소규모 라이브클럽은 대형 공연장과는 달리 출연진과 공연 전후에 직접 만나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매력이 있다. '클럽 타(打)'는 인디밴드 '십센치(10㎝)', 케이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유명해진 장재인 등이 거쳐간 곳으로 유명하다. 뮤지션들의 숨소리가 들리고 땀방울이 보일 정도로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가깝다. 상수동 카페거리에 있는 '롸일락'은 공연을 마친 뮤지션과 직접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출연자 대기실이 따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게 팬들에겐 오히려 장점인 셈. 공연이 없는 날은 문을 닫는 '벨로주', 빈티지한 인테리어의 '스트레인지 프룻'도 관객과 뮤지션이 가까이서 호흡하기 좋은 환경이다.

라이브 공연은 뛰어야 제맛

그래도 라이브 공연은 역시 뛰어야 제맛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상상마당 라이브홀'이나 '프리버드', '롤링홀', '클럽 빵' 같은 전통의 강호들을 추천한다. 상상마당과 프리버드는 수백명의 관객들을 상대로 스탠딩 공연을 펼칠 수 있는 곳이다. 상상마당은 힙합부터 아이돌 그룹의 공연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홍대 랜드마크인 만큼 접근성도 좋고 공연장 사운드도 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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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음악과 역사를 같이한 롤링홀과 클럽 빵, 프리버드는 어떤 공연을 봐도 기본적으로 신나게 놀 수 있게 해준다. 류신홍 프리버드 매니저는 "젊은 세대의 취향이 다변화되면서 라이브클럽에 오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며 "소규모 클럽과는 달리 최대 300~400명이 '방방 뛰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라고 했다. 작은 라이브클럽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강렬한 공연 연출 덕분에 분위기가 언제든 달아오른다.

라이브 클럽 공연을 한꺼번에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에 열리는 '라이브클럽 데이'를 챙기면 좋다. 프리버드, 상상마당, 벨로주 등 총 11개의 클럽에서 열리는 공연을 티켓 한 장(예매 2만원·현장 판매 2만5000원)으로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시간대별로 빡빡한 공연 스케쥴을 확인해서 취향에 맞는 팀만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자세한 일정은 공식 페이스북(www.facebook/liveclubday)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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