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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내륙은 극심한 '가뭄', 동해안은 '가을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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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동해안 2주일째 비, 11월 강수량 2003년 이후 '최고'

포항CBS 문석준 기자

노컷뉴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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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내륙을 중심으로 극심한 가뭄이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동해안은 '가을장마'로 시민들의 불편과 피해가 커지고 있다.

포항지역은 11월 강수량으로는 2003년 이후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가을 장마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포항과 경주를 비롯한 경북동해안은 지난 6일부터 18일까지 13일간 비가 계속되고 있다.

이 기간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은 날은 15일 단 하루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씨였다.

이달 들어 18일 오전 9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115.2mm로 2003년의 157.6mm 이후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의 49.5mm에 비해서는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올 들어서도 8월(143.6)과 7월(132.3), 4월(116.3)에 이어 4번째로 많고, 남은 기간 비가 더 올 가능성이 높아 4월 강우량은 물론, 2003년의 11월 강우량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계속되는 비로 일조시간은 크게 줄었다. 지난 7일과 8일, 10일과 13일, 17일 등 닷새는 일조시간이 0을 기록했고, 12일 0.1시간, 16일 0.4시간 등 1시간 미만인 날도 사흘이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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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들어 전체 일조시간은 49.1시간에 불과해 남은 기간 모두 맑아도 지난해 같은 달의 184.2시간에 크게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계속된 비로 인한 피해는 커지고 있다. 낙엽이 가장 아름다울 시기지만 비가 이어지면서 관광객의 발길이 줄고 있어서다.

경주보문관광단지의 한 식당 업주는 "비가 계속되면서 주말 손님이 예년 단풍철에 비해 10~20% 이상 줄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경북관광공사 관계자도 "2주째 내리는 비로 주말을 중심으로 골프 예약이 취소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아침부터 비가 오면 예약의 20% 이상이 빠진다"고 전했다.

농민들의 피해와 불편함도 잇따르고 있다. 감과 사과를 비롯한 각종 과일 수확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또 경북동해안 곳곳에는 비가 계속 내리면서 아직 추수를 하지 못한 논들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울진 후포면에서 과수농사를 하는 한 농민은 "비가 내릴 때 과일을 따면 당도가 낮아져 상품성이 떨어지고 일도 힘들어 자제하고 있지만 2주일째 비가 내리면서 수확을 미루는 것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하루 빨리 맑은 날씨를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비가 계속되는 이유는 저기압과 동풍의 영향이 크다.

11월이면 한반도로 세력을 확장하는 시베리아 기단이 예년과 같은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한반도에 기압골이 형성됐고, 동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에서 한반도로 동풍이 불면서 해상의 수증기가 해안지역에 지속적으로 비를 뿌리고 있는 것이다.

2주일째 비가 내리고 있지만 동해안의 '가을장마'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기상지청 관계자는 "오는 20일쯤 시베리아 기단이 한반도로 일부 내려올 것으로 전망되지만 당분간은 현재의 기압골 형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동해안의 비도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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