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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나이든 사람에게서 냄새를 느끼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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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에서 연세가 든 어르신 옆을 지나가다 보면 가끔 묘한 냄새을 맡은 적이 있을 것이다. 땀 냄새 같기도 한 이 냄새를 통상 '어르신 냄새'라고 일컫곤 한다. 하지만 이 냄새가 옷에서 나는 것인지 특정인의 문제인지 진짜로 '어르신 냄새'라는 것이 존재하는지 아리송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 주간 타임지는 미국 연구진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어르신 냄새'라는 것은 실제로 존재하며 이를 쉽게 감지하는 것은 좀 더 건강한 후손을 번식시키기 위한 진화적 선택이라고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모넬화학감지센터(MCSC)는 각각 20~30세와 45~55세, 75~95세로 구성된 44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냄새를 제거한 티셔츠의 겨드랑이에 패드를 붙인 후 5일 동안 이를 입고 자는 방식이었다. 각 지원자의 패드는 5일이 지난 뒤 사각형으로 잘려 개인 유리병에 보관됐다. 이후 20~30세 지원자 41명은 각자 유리병 2개씩을 받아 냄새의 강도와 쾌적 여부를 평가하는 동시에 어떤 샘플이 나이든 지원자의 것인지 선택했다.

 결과는 분명했다. 젊은 지원자의 것보다 나이든 지원자의 냄새가 확실히 구분됐다. 연령별로 구분할 때에도 지원자들은 20~30세와 45~55세의 냄새는 헷갈려 했지만 75~95세의 냄새는 거의 맞췄다.

 연구진은 "재밌는 것은 연세 있는 지원자들의 향이 딱히 나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젊은이들보다 향이 덜 강하고 덜 불쾌했다고 지원자들은 평가했다"고 밝혔다. 오히려 냄새가 가장 강렬하고 불쾌하다고 평가 받은 것은 중간세대였다.

 이를 두고 연구진은 동물들이 냄새로 젊음과 생식능력을 확인하고 나이들거나 아픈 짝을 피하듯 인간도 유사한 능력을 키운 결과라도 분석했다. 인간과 인간을 제외한 동물의 체액(體液)은 모두 사회적 정보를 담고 있는 화학 집합체라는 것이다. 특히 쥐나 토끼, 올빼미와 원숭이 등은 나이가 들수록 체액을 구성하는 화학성분이 변화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모넬센터의 요한 룬트스트룀 연구원은 "인간도 다른 동물들처럼 체액으로 상대의 생물학적 나이나 병약함 여부를 구분한다"며"적합한 배우자를 판별하거나 동족 여부를 구별할 때에도 이를 활용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 학술지 '플러스원(PLoS One)'의 최신호에 실렸다.

 [진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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