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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가뭄 비상> ④ 당정, 4대강 다목적보 적극 활용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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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지류·지천 사업' 재추진 급물살 전망

연합뉴스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22일 충북 옥천군 안내면의 대청호가 거대한 초원으로 변했다. 이날 대청호 수위는 64.51m로 지난해 같은 날(72.19m)에 비해 7.68m 떨어졌고, 저수율은 36.6%로 역대 10월 측정치로는 3번째로 낮다.2015.10.22 bgipark@yna.co.kr (끝)


(세종=연합뉴스) 김아람 이재영 기자 = 올해 6월 경기도 여주시 이포보에서는 진기한 광경이 벌어졌다.

이포보의 남한강 물을 인근 저수지로 옮기는데 차량을 동원한 것이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보낸 대형물차 30여대가 물을 퍼 날랐다. '42년만의 가뭄'으로 저수지가 바싹 말라가는데도 불과 10㎞가량 떨어진 이포보에서 물을 끌어올 방도가 없어 생긴 황당한 상황이었다.

이후 4대강 다목적 보의 물을 가뭄 지역으로 보내자는 제안이 곳곳에서 나왔다. 환경파괴 등 논란을 빚은 4대강에 무관심했던 정부도 뒤늦게 기존 태도를 바꿨다. 국무조정실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는 지난해 4대강 평가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를 보면 4대강을 파내고 이포보 등 다목적 보를 만들어 확보한 용수는 애초 목표의 90% 수준인 약 7억2천만t이다.

이 물을 농업용수, 식수 등이 모자라는 곳에 공급하는 방안을 새누리당과 정부가 적극 검토하고 있다. 강수량이 평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어 생긴 가뭄이 전국으로 확산한 때문이다.

강과 보도 일정한 관리수위를 유지해야 하기에 7억2천만t을 전부 가뭄지역에 공급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일부라도 활용한다면 해갈에 적지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는다.

특히 4대강 사업 후속조치 격으로 추진됐으나 중단된 '4대강 지류·지천 사업'을 재개하는 방안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9일 충남 보령을 찾아 "앞으로 (가뭄에) 대비해서 원래 계획했던 4대강 지천 사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밝힌 점은 향후 당정의 정책방향을 예고한다.

2009년 발표된 '4대강살리기 마스터플랜'을 보면 지류·지천 사업은 4대강에 직접 유입되는 하천 5천557㎞를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것이다. 홍수방어능력을 키우고 생태를 복원하는 게 이 사업의 핵심 목적이다.

정부는 2011년 지류·지천 사업을 추진했지만 이내 중단했다. 4대강 사업비와 맞먹는 20조원 가량이 들 것으로 추정되고 환경단체 등이 '제2의 4대강 사업'이라며 극심하게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가뭄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내년 봄에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에도 국토부는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 특히 해갈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지류·지천 사업에는 말을 아낀다.

심지어 지류·지천 사업이 재개될 것이라는 최근 언론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 사업으로는 가뭄 극복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4대강 마스터플랜 작성에 참여한 정부 관계자는 "마스터플랜에 담긴 사업은 그 이전부터 하던 지방하천정비사업을 인용한 정도로 국가·지방하천을 체계적으로 정비해 생태하천을 조성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준설이 포함되지 않아 가뭄 해결 방안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이는 정치권 등에서 말하는 지류·지천 사업과 성격이 다르다는 점도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하천정비사업을 포함해 관로 등 4대강 물을 활용하는 전반적인 방안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4대강 물을 활용하는 사업을 제한적으로 추진한다. 가뭄지역으로 대량 공급하는 관로를 매설하는 공사는 이미 착수했다.

625억원을 들여 내년 2월까지 백제보∼보령댐 상류 21㎞에 관로를 설치하는 공사다. 취수장과 가압장 각 1곳을 만들어 하루 11만5천t씩 물을 공급하는 방안도 준비했다.

지난 4월에는 '4대강 수자원 활용 개선방안 수립'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극심한 가뭄에 대비해 댐·보·저수지 등의 물을 최적 활용할 수 있는 선제 대응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용역 결과 등을 토대로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가뭄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가뭄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충남처럼 물 부족 사태가 심각한 지방자치단체가 관로 등을 건설해 4대강 물을 활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하면 연구용역 분석 시점과 무관하게 해당 사업을 적극 지원한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도 4대강 다목적보 11곳을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4대강 물 1억t가량을 전국 농업지구 20곳에 공급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해당 지역은 여주보·강천보·공주보·백제보·상주보·구미보·낙단보·강정고령보·칠곡보·창녕함안보·죽산보 등이다.

농업용수를 공급할 곳은 전국 13개 시·군 소속 20개 농업지구다. 경기 여주, 충북 충주·공주, 충남 부여·청양, 경북 상주·김천·성주·칠곡, 경남 의령·함안·창녕, 전남 나주 등이 혜택을 받는다.

그러나 4대강 물을 이곳에 공급하려면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이 진행 단계에 있고, 농식품부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내년 7월께 기획재정부에 신청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업 착공은 예산이 반영되는 2017년에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사이에 하늘에서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으면 전국 곳곳의 농촌은 심각한 물 부족난에 시달릴 것으로 보여 정부의 비상대책이 주목된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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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충남 보령댐을 방문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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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황교안 국무총리가 가뭄으로 제한급수가 시행중인 충남 보령시 풍계리를 방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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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에 조성된 세종보에 물이 가득 차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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