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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가뭄 비상> ③ "넘치는 4대강물 이곳으로 끌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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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금강물 보령댐·예당저수지로 활용 추진

인천시·경북도, 한강·낙동강물 농업용수 공급 기대

연합뉴스

사진은 16일 금강에 조성된 세종보에 물이 가득 차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국종합=연합뉴스) = 충남과 강원, 인천, 경북 등 중부권을 중심으로 사상 유례없는 가뭄이 이어지면서 물기근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년 봄 상수원 고갈 우려가 제기된 충남도 등 광역자치단체들이 상습 가뭄지역 물공급 대책으로 4대강물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나섰다.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는 충남도는 보령시와 서산시, 홍성군 등 8개 시·군의 물 공급원인 보령댐의 수위 저하에 따라 인근 금강물을 보령댐으로 끌어와 활용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한 끝에 결실을 봤다.

인천시도 한강물을 끌어와 농업용수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경북도 낙동강 다기능보를 활용한 상습가뭄지역 농업용수 확보방안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 추진된 4대강 사업을 놓고 여야 정치권은 물론, 사회 전반의 평가가 극도로 엇갈린 상황이지만 4대강 개발로 형성된 16개 보에 있는 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도 잇따르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8일 가뭄 현장인 충남 보령댐과 예당저수지를 찾아 "4대강 사업의 2차 사업으로 계획했던 지천 사업에 빨리 착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가뭄 극심한 충남도 금강물 활용 '잰걸음'

4대강물의 가뭄대책 활용 첫 사례가 될 금강-보령댐 도수관로 설치공사는 30일 수자원공사 주도로 시작된다.

충남 부여군 규암면 규암리 백제교에서 부여군도 27호와 국도 40호 등을 거쳐 부여군 외산면 반교리 반교천 상류를 관로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총 길이는 21㎞, 관로 두께 1.1m로, 내년 2월 말까지 완공되면 반교천과 웅천천을 통해 하루 11만5천t의 금강물이 보령댐에 공급된다.

공사에 필요한 사업비 625억원은 전액 국비이다. 원활한 공급을 위해 가압장이 설치되고, 수질 관리를 위한 보령댐 정수장 소독설비도 추가 설치된다.

도수관로 공사는 청와대의 결정에 따라 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거나, 300억원 이상의 국비가 투입될 때 실시하는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됐다.

소규모 환경 영향평가와 재해영향평가, 문화재 지표조사, 도로 굴착허가, 하천사용허가 등 17가지 행정 절차도 간소하게 처리돼 사업이 신속하게 시작된 것이다.

충남도는 이 공사가 지연돼 자칫 보령댐 물이 고갈되면, 지금까지 예상하지 못한 초유의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청와대에 전달해 신속한 결정을 끌어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금강과 보령댐 물 연계 방안에 대한 청와대의 즉각적인 조치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충남도의 금강물 활용계획은 보령댐에 그치지 않는다.

안 지사는 21일 예당저수지를 방문한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에게 "금강 공주보와 예당저수지 간 용수 공급관로 30㎞가 빨리 설치되도록 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 관로가 설치되면 하루 10만t의 금강물을 예당저수지로 보낼 수 있다.

공주보 물을 예당저수지로 공급하려면 31㎞의 송수관로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위한 연구용역을 하고 있다.

◇ 한강·낙동강물 농업용수 활용 검토

인천시와 경북도 등도 상습적인 농업용수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으로 한강물과 낙동강물의 활용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 극심한 가뭄을 겪는 인천시 강화군은 한강물을 끌어와 농업용수를 확보하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가뭄에 영구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총사업비 480억원을 들여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포내천에 흐르는 한강물을 강화군 양사면 북성리까지 끌어와 농업용수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포내천에서 북성리까지 15km 길이의 연결 수로를 비롯해 저류지와 농경지를 잇는 7km 길이의 송수관로를 건설할 계획이다.

100만t의 농업용수를 저장할 수 있는 북성저류지와 양수장 3곳도 신설한다.

이 사업이 끝나면 강화도 강화읍, 송해면, 하점면, 양사면 지역의 농경지에 필요한 하루 4만8천t의 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국비를 확보한 뒤 실시설계를 거쳐 시설공사에 착수해 2018년까지 준공할 예정이다.

강화군은 이 사업이 완공되는 2018년까지 가뭄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임시로 강화 북부 양사·송해·하점·내가·교동면의 하천과 저수지에 19.9km 길이의 송수관로를 설치키로 했다. 한강과 연결한 뒤, 하루 3만6천t의 농업용수를 끌어오겠다는 계획이다.

임시관로 설치에 필요한 사업비 39억원은 전액 국비로 확보했다.

경기도도 남한강 수계를 농업용수로 활용하는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수자원공사가 남한강 수계를 농업용수로 활용하는 방안과 관련해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수자원공사에서 계획을 수립하면 물이 부족한 저수지나 용수공급이 어려운 지역으로 물을 보내는 급수대책을 세울 방침이다.

경북도는 낙동강 구간에 설치할 다기능보의 여유수량을 상습 가뭄지역에 농업용수로 활용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낙동강의 다기능보는 경북 상주, 낙단, 구미, 칠곡, 강정, 달성보 등 6곳과 경남 합천, 함안보 등 2곳에 각각 설치된다.

경북도 관계자는 "농식품부가 다기능보 여유수량을 상습가뭄지역 농업용수로 공급하는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사전 타당성 용역을 하고 있다"며 "이 사업이 추진되면 다기능보의 물을 양수시설로 옮긴 뒤 가뭄지역으로 공급하게 되며, 농지 5천550㏊가 가뭄걱정을 덜게 된다"고 말했다.

(유의주 손현규 이승형 최찬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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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보령댐 도수로 공사 한창 (부여=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계속된 가뭄으로 물 부족사태를 겪는 충남 서북부(보령댐)에 금강물을 공급하기 위해 건설되는 도수로 공사가 29일 공사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공사 관계자들이 부여군 내산면 온해리 일대 40번 국도를 따라 관로를 매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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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가뭄으로 갈라진 태안 송현 저수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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