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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신율의출발새아침] 영화 '인턴' 흥행, 한국의 '로버트 드 니로'들 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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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10월 13일(수요일)
□ 출연자 : 홍이석 씨 (은퇴 후 재취업자) /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재취업 성공한 홍이석씨
- 재취업 이후 당뇨도 좋아져
- 젊은 동료, 상사 처음엔 어색했지만 지금은 가족 같아
- 고령자, 일에 대한 열의는 젊은이보다 높다
- 정부에서도 고령자 취업 확대 해 줬으면

중앙대 사회학과 이병훈 교수
- 고령자 일자리, 양은 많지만 질은 문제
- 은퇴 후에도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사회구조가 노인 취업 증가 원인
- 정부, 노인일자리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여러분 요새 한국영화 <사도>를 누르고 흥행 1위를 기록했던 영화 아시죠? 한 기업에 인턴으로 채용된 70세 노인이 지혜와 연륜을 통해 직장 동료들과 마음을 주고받는다는 영화, 로버트 드니로와 앤 헤서웨이 주연의 <인턴>인데요. 사실 이 영화, 이렇게 인기 끌줄은 수입한 수입사도 잘 몰랐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에서 이 영화가 이렇게 흥행을 이끄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에 대한 관심, 특히 고령자의 취업에 대해서 관심이 높다는 거겠죠.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떨까요? 고령의 구직자가 재취업을 해서 인생 2막을 시작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은퇴 후 재취업하신 분이죠. 먼저 홍이석 씨 연결해서 직접 이야기 들어보죠. 홍 선생님, 안녕하세요?

◆ 홍이석 씨(이하 홍이석):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 홍이석: 만으로 67입니다.

◇ 신율: 지금 어떤 일에 재취업하셨어요?

◆ 홍이석: 친환경 제품 생산하는 회사인데요.

◇ 신율: 뭘 생산해요?

◆ 홍이석: 샴푸, 린스, 그런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 생산부서에서 포장하고 그런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신율: 그러면 그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습니까?

◆ 홍이석: 젊었을 때는 직장생활을 하다가, 제가 40대 후반에 개인 사업을 하다가, 2008년에 건강이 안 좋아져서 한 동안 쉬고 있다가, 3년 전부터 여기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 신율: 재취업하시니까 뭐가 제일 좋으세요?

◆ 홍이석: 우선 제가 앓고 있던 당뇨가 직장생활하면서 거의 정상수치까지 와서, 아주 건강한 상태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 신율: 건강이 좋아져서 제일 좋으시군요?

◆ 홍이석: 네, 경제적으로도 도움을 받고 있지만, 우선 건강을 찾은 게 제일 좋습니다.

◇ 신율: 그런데 동료 분들은 우리 홍 선생님보다 훨씬 젊은 사람들일 거 아니에요?

◆ 홍이석: 그렇죠. 제가 직장 내에서 제일 나이가 많습니다. 저보다 두 살 정도 적은 분이 다섯 명 있고, 저희 회사는 고령자가 좀 많은 편입니다.

◇ 신율: 그렇군요. 이런 것도 일종의 사회적 책임을 다 하는 것인데요.

◆ 홍이석: 네, 저희 회사가 여성 기업인이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 지금 그렇게 젊은 분들과 일을 같이 하면 조금 어색하지 않으세요?

◆ 홍이석: 그런 면이 조금은 있었어요. 생산, 관리하시는 부장님과 차장님이 40대 초반이신데, 조금 엄하게, 그러니까 아이들 가르치는 식으로 하는 게 있었는데, 그런 것을 대화로, 일과시간 외에 회식 같은 걸 하면서,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지금은 서로 아주 가족 같은 분위기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 신율: 그리고 사실 관리감독자 입장에서 볼 때는 솔직히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겠죠.

◆ 홍이석: 네, 저희 같은 경우는 나이 먹은 사람들이 사회 경험이라든지 그런 면에서는 젊은 사람보다 조금 더 있고, 저희처럼 나이 먹어서 일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일에 대한 욕심이 있어요. 그러니까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고, 뭐라도 내가 움직여서 하려고 하는, 그러니까 일하는 즐거움을 안다고 할까요? 그런 게 있어서, 오히려 근무열의는 더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신율: 네, 그러면 먼저 취업하신 분으로써, 실버 직원 분들이랄까요. 이런 분들이 취업하기 위해서 어떤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십니까?

◆ 홍이석: 지금 저희 같은 경우에 사회적 기업이 되면 첫 해에 80%, 그 다음해에 60%, 3년 차에 30%, 이렇게 정부에서 급여에 대한 지원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같은 경우에는 사회적 기업이 된 게 작년 5월에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되었거든요. 그래서 작년부터 혜택을 받게 되어서 금년에는 60%의 지원을 받고 있어요. 그런데 이런 게 정부에서도 확산시키면 더 많은 기업에서 인원을 더 쓰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있고요. 그 다음에 나이 드신 분들이 일 같은 걸 겁을 내기보다는,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한다는 게 아마 눈으로 보일 겁니다.

◇ 신율: 알겠습니다. 즐겁게 일 열심히 하시기 바라겠고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홍이석: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홍이석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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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율: 이어서 중앙대학교 이병훈 교수 연결해서 노인 고용, 더 나아가서 한국 고용시장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이 교수님, 나와 계시죠?

◆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이하 이병훈): 네, 안녕하세요.

◇ 신율: 노인취업, 보통 몇 살부터 노인취업이라고 이야기하나요?

◆ 이병훈: 65세를 보통 경제활동을 은퇴한 노인 세대라고 이야기할 수 있고요. 또 연구자에 따라서는 60세 이후를 그렇게 구분하기도 합니다.

◇ 신율: 아직 뚜렷하게 개념적으로 정립된 것은 없군요?

◆ 이병훈: 네, 노년층이 최근에 확산되다보니까, 또 우리 사회에 최근에 관심을 모으는 게 베이비 붐 세대 같은 경우에는 중고령층이라고 해서, 50대 중반 이후에 대부분 기존 일자리로부터 은퇴하고, 반퇴세대다, 이모작이다, 이런 식으로 불리는 측면도 있다 보니까, 최근 들어 중고령자, 고령자에 대한 많은 관심들이 모아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 신율: 우리나라 노령층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 충분한가요?

◆ 이병훈: 평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일자리가 그리 부족한 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오히려 전 세대의 일자리 문제를 본다면 양보다는 질 문제를 많이 따지게 됩니다. 그래서 노인 층 같은 경우에도 그들이 일을 찾는 이유가 있을텐데, 그들이 찾는 일이 매우 질이 떨어진다, 그래서 저임금이라든가 취약근로에 해당되는 그런 일자리들이 많다보니까 일은 많되, 일자리의 질은 문제가 되는, 그런 진단이 많습니다.

◇ 신율: 질도 질이지만, 대부분 비정규직이죠?

◆ 이병훈: 그렇죠. 질이 나쁘다는 것은 저임금이라든가 아니면 비정규직 일자리가 그동안 노인층의 일자리로 많이 제공되어 왔다는 것이죠.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요. 나이 들어서 일한다는 것이 어떤 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볼 때는 그만큼 노년층의 빈곤문제와도 상관이 있는 것 아니겠어요?

◆ 이병훈: 맞습니다. 우리 사회의 고령화가 빨리 이뤄지면서, 노인들이 이전의 노인과는 다르게 건강이나 체력이 잘 유지되다 보니까 반퇴세대라고 불릴 만큼 나이가 들어서도 일을 계속 할 의욕을 보이는 부분도 있지만, 많은 분들이 노후소득에 대한 사회안전망이 매우 미약한 상태죠. 국민연금을 용돈연금이라고 할 만큼 은퇴 후의 생활에 충분치 않다 보니까, 그로 인해서 할 수 없이 본인이 나서서 일을 하고,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노인 취업이 많아지는 이유로 주되게 설명될 수 있을 겁니다.

◇ 신율: 제가 앞서 노년층의 나이가 대충 어느 정도냐고 여쭤봤는데요. 지금 300인 이상 사업장인가요? 만 60세까지 고용 의무화되지 않습니까? 이게 임금피크제를 하면, 사실 노년층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쪽에서 충분한 수입이 확보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 이병훈: 네, 좋은 지적이신데요. 일단 법적 정년을 연장한 것도 고령화 기조에 맞추어서 기존의 일자리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의 수급연령은 단계적으로 65세까지 늦춰지고 있어요. 그러다보니까 법적 정년으로 내년부터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 실시가 되는데, 정년을 연장하더라도 은퇴 후에 5년까지 공백 기간이 생기는 겁니다.

◇ 신율: 네, 그때 뭐 먹고 살아요?

◆ 이병훈: 그러니까 은퇴 후에 퇴직금 가지고 자영업을 하든가, 아니면 지금 이야기 나오는, 질은 떨어지더라도 일을 찾아서 나서게 되는 것이죠.

◇ 신율: 그러니까 임금피크제로 50대 중반부터는 임금이 깎인 상태로 5년 정도 일하다가, 5년 정도 붕 뜨다가 65세에 연금을 받게 된다는 말씀이신데요. 그렇게 되면 오히려 노년층을 위한 일자리가 더 많아져야 하는 것 아닌가요?

◆ 이병훈: 그래서 최근 전체 고령인구의 변화추이를 보면, 중고령자에서부터 노인층까지 포괄되어지는 세대의 고용인구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어요. 지금 말씀하시는 그런 점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인데, 그런데 문제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최저임금도 안 주는 사업장에 취업하는 경우도 많고, 노인들이라고 해서 근로기준법도 잘 안 지키는 경우도 많은데요. 정부가 노인들의 일자리를 양적으로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의 일자리 질을 잘 관리하고, 법을 안 지키는 건 규제해서 보호하는, 그런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 신율: 한 마디로 이야기해서 정부가 생색내기용 일자리 창출에 그치지 말고, 보다 능동적으로 노인들의 노동환경에 개입해라, 이런 말씀이신 것 같네요?

◆ 이병훈: 네, 그렇습니다.

◇ 신율: 어쨌든 우리가 고령사회라고 하는데, 말로만 고령사회라고 떠들지 말고, 진짜 고령사회에 맞는 일자리 창출, 고령사회에서 노인들의 삶의 질을 더 신경을 써야겠네요.

◆ 이병훈: 네, 그렇습니다.

◇ 신율: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병훈: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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