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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한국기업 배운다던 폭스바겐, 사과할때는 본사 눈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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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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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배기가스 조작과 관련해 공식사과를 하기로 한 폭스바겐 코리아 홈페이지에 조속한 해결을 약속한다는 안내문이 게재되어 있다.
"삼성, 현대·기아차 등 한국 기업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특히 한국기업들의 높은 서비스 수준을 적극 벤치마킹하겠다" 지난 2013년 11월, 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이 취임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밝인 포부다.

2년후인 현재, 한국식 서비스를 배우겠다던 폭스바겐 코리아는 배기가스 조작사건 발생이후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동안 소비자들이 판매취소 소송을 제기하는 등 불만이 폭주하자 20여일이나 지나서야 비로서 '공식사과'를 결정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7일 배기가스 조작사건과 관련해 문제가 된 차량의 소유주들을 대상으로 공식사과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차량의 리콜도 약속했다. 구체적인 리콜 방법과 시기에 대해서는 본사에서 결론을 내릴때 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폭스바겐이 국내 고객들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와 사후처리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폭스바겐과 함께 배기가스 조작에 연관된 아우디도 이번주 내에 고객들에게 공식사과에 나설 것이라는 방침이다.

배기가스 조작 사건은 지난달 21일 미국에서 처음으로 불거졌다. 폭스바겐 본사에서는 회장이 즉각 등장해 조작사실을 시인하고, 해당 차량에 대한 리콜을 보장했지만, 국내 판매법인은 이와 관련해 "본사의 조사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말 이외에는 언급을 회피해 왔다.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본사방침을 기다리며 사과를 미루는 동안 국내 소비자들의 소송이 40명을 넘어섰다. 법무법인 '바른'에 따르면 소송 문의가 1000건을 넘었고, 소송이 시작되면 참여 인원이 1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폭스바겐측은 배기가스 조작에 관련된 차량의 국내 판매 현황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어쩔수 없었다며 고충을 토로 했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한국법인이 고객들에게 사과를 하는 문제를 본사에 허락을 받을 필요는 없지만 이번 사태와 관련한 창구를 본사로 일원화 한다는 방침에 따라야 했다"며 "내부적으로는 이미 리콜 등의 문제에 대해 당연히 밟아야 하는 수순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아우디 관계자도 "문제의 차량들이 얼마나 팔렸는지 파악을 끝낸 것이 지난주이기 때문에 20일간 무조건 시간을 끈것이 아니다"며 "이미 본사차원에서 조작을 인정하고 해결을 약속한 문제였기 때문에 국내에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시점을 결정하느라 시간이 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올 한해 국내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은 브랜드이다. 회사별 순위를 놓고 보면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보다 낮은 3위지만 올해 베스트셀링카 1~3위는 각각 폭스바겐 티구안, 아우디 A6, 폭스바겐 골프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이번 사태에 대한 폭스바겐과 아우디 한국법인의 대응이 미온적이지 않았느냐는 지적이다. 수입차들의 국내 판매가 급증하면서 대중화가 급속도로 빨라졌지만 문제가 터졌을때는 한발 물러서는 외국계 기업의 특징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업체들은 국내에서 마케팅에 주력하는 조직 구성을 가지고 있어 이런 대형 악재에 대응하기 위한 권한이 사실상 부족하다"며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대부분 본사의 지시를 따라야 하기 때문에 이번 사태에서도 소비자들에게 발빠른 대응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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