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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e톡톡] ‘여성시대’와 여성혐오, 같을까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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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엑소 수호(왼쪽)과 아버지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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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하수영 인턴기자 = 엑소 수호의 아버지인 김용하 교수가 10개월 남짓한 '친일파 및 뉴라이트'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얼마 전 루머 유포자를 고소한 데 이어, 루머 유포자의 사과문을 받고 그를 선처한 것이다.

지난 8월 28일 아이돌그룹 엑소(EXO) 리더 수호의 아버지인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를 '친일파 및 뉴라이트' 인사로 규정하고 비난했던 네티즌 박 모씨가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는 김 교수가 지난 2014년 11월 관련 문제로 해당 네티즌을 고소했다가 합의후 선처 조치가 내려진 뒤 올라온 것이다.

이번 문제가 논란이 된 이유는 비단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가 관련되어서만은 아니다. 바로 루머를 퍼뜨린 박 씨가 20대 여성 친목 커뮤니티인 '여성시대' 회원이고, 박 씨가 '수호 아버지 잘못과 아이돌인 수호의 영향력'이란 글을 처음 올린 곳도 바로 '여성시대' 카페라는 점도 논란을 불러일으킨 주원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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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달샘(왼쪽부터 장동민 유상무 유세윤)과 오현민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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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 수호·장동민·오현민…빠지지 않는 '여성시대'

유명인과 관련한 논란의 중심에 여성시대가 있어왔던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무한도전 '식스맨' 멤버 선정 당시 장동민과 관련해서 일어났던 논란이 대표적이다.

지난 4월 무도 '식스맨'으로 유력했던 개그맨 장동민이 '막말 논란'으로 자진 하차했는데, 당시 이 문제와 관련해 장동민의 식스맨 합류를 지지했던 네티즌들은 '여성시대가 마녀 사냥을 해서 그렇다'고 주장했었다.

이들은 여러 자료를 통해 '여성시대 회원들이 장동민 및 옹달샘이 출연하는 광고 제품 불매운동 및 하차 요구를 했고, 출연중인 프로그램을 하차하도록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여성시대가 장동민 하차에 가장 큰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는 포털사이트에서 진행된 '막말논란 옹달샘 방송 출연에 대한 의견'에 관한 투표 때문이다.

이 투표에서 처음에는 '(옹달샘에) 기회를 주자'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가 갑자기 '(방송)하차가 마땅하다'는 의견이 압도적인 것으로 전세가 역전됐는데, 장동민을 지지했던 이들은 "여성시대 회원들이 카페 내에서 투표 참여를 독려하며 여론을 조작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유사한 사례는 또 있다. 지난 7월에는 '더 지니어스-그랜드 파이널'에 출연한 대학생 오현민을 여성시대가 집중 공격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당시 방송에서 오현민은 장동민에게 '생명의 징표'를 줬는데, 이 때문에 오현민이 여성시대의 표적이 됐다는 것이다.

여성시대를 비난하는 측은 또 "여성시대는 오현민이 자신의 트위터에서 비슷한 시기 Mnet '쇼미더머니 4'에 출연해 일명 '산부인과 랩'으로 파장을 일으킨 송민호를 좋다고 한 것을 이유로 오현민을 '일베충(일간베스트저장소 유저를 낮춰 이르는 말)'으로 규정하고 그의 트위터를 '테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성시대는 억울해"…왜 오해받나?

'유사한 일련의 논란들을 여성시대가 주도했다'는 주장들에 대해 여성시대 카페 회원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여성시대 회원 A씨는 "요즘 말 한마디 잘못하면 '일베충' 취급받는 것을 두고 '일베 프레임화'라고 하던데, 이제는 일베와 오유(오늘의 유머)에서 악의적인 편집과 왜곡으로 '여시(여성시대) 프레임화'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여성시대의 다른 회원인 B씨는 "여성시대 카페가 무슨 문제 생기면 '일단 욕하고 보자' 주의인 줄 아는데, 카페 내에서는 오히려 그렇게 덮어놓고 욕하는 사람이 비판을 받으며 나중에 더 확실해지면 이야기하겠다는 사람이 대다수다"고 하며 여성시대를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항변했다.

특히 오현민이 트위터에서 일부 트위터리안에게 비난을 받은 일에 대해 여성시대 회원 C씨는 "트위터에서 일어난 일의 책임을 왜 (다음카페) 여성시대에 묻는지 알 수가 없다"고 하기도 했다.

사실 여성시대 관련 논란들 대부분의 진원지는 여성시대가 아니다. 엑소 수호 아버지인 김용하 교수 '친일파 및 뉴라이트 의혹'은 여성시대 회원이 제기한 것이 맞지만, 장동민과 오현민 관련 논란은 그렇지 않다.

특히 '옹달샘 막말 논란'은 이미 2014년 8월 한 번 논란이 돼 옹달샘측이 사과까지 하고 일단락됐던 것인데, 무한도전 식스맨 멤버 선정이 한창이던 2015년 4월 모 매체 기자가 다시 한 번 문제 제기를 함으로써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왜 여성시대는 끊임없이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일까?

우선 여성시대는 회원수 60만명 이상의 '파워 커뮤니티'지만, 여성시대보다 회원수가 더 많은 커뮤니티들보다 유독 주목을 받는 이유는 '여초 커뮤니티(여성들만 가입할 수 있거나 여성 회원의 수가 압도적인 커뮤니티)'이기 때문이다. 여성시대는 '여초 커뮤니티' 가운데 최대 회원수와 영향력을 자랑한다.

이와 관련해 한 네티즌은 "요즘 '여성 혐오'가 사회적으로 큰 문제인데, 그것과 맞물려서 여성시대가 집중 공격을 받는 것 같다"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성시대와 관련한 논란들이 단지 '억울한 것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여성시대는 지난 5월 국내 최대 카메라 커뮤니티인 SLR 클럽과 관련해 물의를 빚고 사과를 한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SLR 클럽은 명목상으로는 카메라 커뮤니티지만 회원 대다수가 남성인 이른바 '남초 커뮤니티'다. 그런데 당시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여성시대 회원들이 SLR 클럽 내에 비밀 커뮤니티를 개설했고, SLR내 여성시대 회원수가 적지 않다"는 사실이 폭로돼 큰 논란을 빚었다. 더욱이 이들의 SLR 클럽 가입이 'SLR 클럽 운영진으로부터 특혜를 받은 것'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돼, 여성시대 회원이 직접 SLR 클럽 사이트에 사과문까지 게재한 바 있다.

블로거 D씨는 "바로 이 때문에 여성시대 카페는 SLR 클럽과 오늘의 유머는 물론 적대 관계에 있던 일간베스트 등 다른 파워 커뮤니티들로부터 집중 공격의 대상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나친 여성혐오는 경계해야 VS 여성시대와 여성혐오는 구분해야

다음카페 '여성시대'에 대한 끝없는 비난과 논란에 대해 몇몇 언론과 누리꾼들은 '이것이 여성혐오로 이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맞서 '여성시대와 여성혐오는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다른 블로거 E씨는 "장동민과 옹달샘, 그리고 오현민 문제의 경우 최초 문제 제기를 여성시대에서 하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여성시대에서 확대 및 재생산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고, 또 다른 블로거 F씨는 "여성시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이번에 엑소 수호 아버지 루머를 유포한 여성시대 회원이 카페에 (수호 아버지로부터) 고소를 당했다고 하자, 잘못을 꾸짖기는커녕 고소당한 회원을 걱정하는 모습에 크게 놀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블로거 G씨는 "모든 여성이 다 여성시대 회원인 것도 아니고, 여성시대는 충분히 비난받을 만한 짓을 했기 때문에 비난받는 것"이라며 "그러나 여성시대에 대한 비난이 전체 여성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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