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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파도에 밀려온 3살 시리아 난민 아이의 주검…전세계 ‘공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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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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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IS-쿠르드족 전쟁 피해 시리아 북부 코바니 떠나

쿠르드족 추정…유럽 향하다 소형보트 뒤집혀 참변


싸늘하게 식은 몸으로 파도에 떠밀려온 세살배기 어린이의 사진 한 장이 온세계를 울리고 있다.

2일 오전(현지시각) 터키의 휴양지 보드룸의 해변에 인형처럼 작은 남자 어린이가 해변 모래에 얼굴을 묻은 채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무심한 파도가 감청색 반바지에 빨간 티셔츠를 입은 아이의 창백한 얼굴과 작은 몸뚱이를 끊임없이 적셨다.

에이란 쿠르디라는 이름의 아이는 이날 가족과 함께 터키 해안을 떠나 유럽으로 가려다 뒤집힌 배에 탔던 시리아 난민으로 밝혀졌다고 터키 일간 <후리예트> 등 외신들이 전했다. 다섯살짜리 형 리틀 갈리프도 함께 변을 당했다. 쿠르디 가족은 시리아 북부 코바니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르드족 거주지역인 코바니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 쿠르드족 민병대간의 처절한 전투가 이어진 곳이다. 쿠르디 가족도 이슬람국가와의 전투로 폐허가 된 코바니를 탈출한 쿠르드족으로 추정된다.

현지 경찰은 쿠르디의 가족을 비롯해 모두 23명의 시리아 난민들이 작은 보트 2척에 나눠타고 바다로 나갔다가 보드룸 반도의 이크라야 앞바다에서 뒤집히면서 여성과 어린이 등 모두 1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7명은 구조됐고, 2명은 구명조끼를 입어 해안에 닿았으며, 다른 2명은 실종됐다.

터키 <도안 통신>이 찍은 3살 꼬마 쿠르디의 처연한 주검 사진은 4년째 계속되는 내전을 피해 유럽으로 탈출하는 시리아 난민들의 절박함을 극적으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 이 사진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파도에 휩쓸려온 인도주의’라는 터키어 해시태그와 함께 급속히 공유되면서 보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

국제어린이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 영국지부의 저스틴 포시스 대표는 일간 <가디언>에 “시리아에서 피난하다 목숨을 잃은 꼬마의 비극적인 사진은 충격적이다”며 “더 나은 삶을 위해 떠나온 사람들이 마주한 위험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이 아이의 참혹한 죽음이 세계인의 마음을 모으고, 유럽연합(EU)이 난민위기 해결 방안에 합의하도록 압박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와 유럽연합은 올해 들어서만 지금까지 지중해를 건너 유럽에 들어온 난민이 35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그 중 20만명이 터키에서 에게해를 건너 그리스로 들어왔다. 또 유럽에 오는 난민은 시리아 출신이 69%로 가장 많았고,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소말리아 등 다른 분쟁지역 국가의 난민들이 뒤를 이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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