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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만천하에 공개된 힐러리 이메일···각국 정상 뒷담화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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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가 추가 공개한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의 이메일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물론 다른 나라 정상에 대한 적나라한 평가까지 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에는 클린턴 전 장관과 측근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를 ‘속물’이라고 평가한 내용이 담겨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재직 당시 백악관 특보를 지낸 시드니 블루멘털은 2010년 캐머런 총리 취임 당시 클린턴 전 장관에게 보내는 이메일에 “닉 클레그 부총리는 오만함을 타고났지만 캐머런 총리보다는 덜 속물”이라고 썼다.

존 베이너 미국 하원 의장에 대해서는 “수상쩍은 사람으로 알콜 중독이고 게으르며, 원칙도 없는 사람”이라며 “근심과 걱정에 찌들었고 뻔하고 텅빈 인물”이라고 악평한 것으로 드러났다.

클린턴 전 장관의 측근들이 2008년 민주당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패한 이후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정제되지 않은 분노를 표현한 내용들도 이메일에 녹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전 장관의 개인 이메일에 담긴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 보고서는 카터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수 있었으나 백악관의 늑장 대응으로 만남이 불발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고서는 2010년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아이잘로 곰즈를 석방하기 위해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을 타진할 때 북한이 김정일 위원장과의 만남도 제안했으나 백악관이 한달 가까이 승인을 지연시켜 결국 회동이 무산됐다고 적었다. 카터 전 대통령이 뒤늦게 북한을 찾았을 때는 김정일 위원장이 방중에 나선 시점이었다.

이메일에서는 또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부인 셰리 블레어가 클린턴 전 장관에게 카타르 왕세자를 위해 로비를 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메일에는 정치적인 문제나 정책 현안 뿐만 아니라 아이패드 충전 방법을 묻는다거나 측근들에게 짜증을 내는 내용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가 지난 달 31일 홈페이지를 통해 추가 공개한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은 2009∼2010년에 사용된 4368건, 7121쪽이다. 미국 법원은 클린턴 전 장관이 국무장관 재직 시절 관용 이메일 대신 개인 이메일을 사용함으로써 기밀을 부적절하게 다뤘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른바 ‘이메일 게이트’와 관련해 내년 1월29일까지 순차적으로 전체 이메일을 공개하도록 명령했다.

공개된 이메일에는 의혹과 달리 재임 당시 기밀로 분류된 사안은 없는 것으로 파악돼 클린턴 전 장관이 이메일 게이트와 관련해 사법처리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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