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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단독] 천병태, 청 민정에 비리 들통 나 옷벗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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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부당출장·공금유용 등 사임 배경 ‘기막힌 비위’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된 천병태 전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74·사진)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불시감찰을 통해 부당출장·공금유용·계약특혜 등 각종 비리가 드러나자 사임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부산대 법대 학장과 한국원자력법학회 회장 등을 거쳐 2012년 1월 이사장에 취임한 천 전 이사장은 임기를 불과 두 달 앞둔 지난해 10월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경향신문

30일 새정치민주연합 추미애 의원실이 한국원자력문화재단으로부터 받은 ‘전임 이사장 비위 관련 특별감사 조치내역’에 따르면, 천 전 이사장은 재임 중 전체 근무가능일수(708일)의 38%에 해당하는 267일간 국내출장을 다녔다. 국내출장은 대부분 자택이 있는 부산이나 이와 가까운 경주·울산 등 특정지역에 편중됐다. 지난해 9월에는 원자력의 효용성을 홍보하는 재단 업무와 관련성이 적은 ‘일본 스마트에너지위크’ 행사에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2013년 4월에는 ‘일본 원자력산업회의 연차대회’에 참가했는데, 이때 법인카드로 김치·깍두기·화장품 등을 218만원어치 구입했다.

천 전 이사장은 자신의 이종 조카와 지인이 이끄는 로펌 2곳과 차례로 법률자문계약을 맺고 총 7500만원을 지불해 구설에 올랐다. 건당 5000만원씩 하는 연구용역 3건을 전 직장인 부산대 법대 동료들과 체결하기도 했다. 서울에 재단 사무실이 있는데 부산대 인근에 있는 인쇄업체에 전체 발주물량의 66%를 몰아주는가 하면 원자력발전소 시찰용품 등 행사 기념품을 부산·울산 등에 있는 특정업체에서 구매했다.

천 전 이사장은 재단 공금을 사적으로 집행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는 2012년 8월 서울 거주지와 부산 개인 사무실에 설치할 개인용 컴퓨터 2대를 구입하면서 재단에서 쓰는 컴퓨터 소모품으로 회계 처리했다.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신년 경영전략회의와 재단에서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서 하는 의례적인 인사 등을 특강으로 간주해 수백만원의 강사료를 받았다.

추 의원은 “어떻게 이런 사람이 공공기관의 장으로 2년10개월간 근무했는지 의문”이라며 “지금이라도 재단은 비위 혐의의 경중을 가려 형사고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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