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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한수진의 SBS 전망대] "국민 16명중 1명 폐암으로 사망, 남의 일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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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홍혜걸 의학박사

▷ 한수진/사회자:

매주 금요일 만나는 홍혜걸의 메디컬 이슈입니다. 최근 안타까운 소식이 있었죠. 탤런트 김상순 씨, 기업인 이맹희 씨 별세 소식인데요. 두 분 모두 폐암으로 숨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해마다 17,000여 명이 폐암으로 숨진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이 폐암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홍혜걸 박사님?

▶ 홍혜걸 의학박사: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폐암이란 어떤 질환일까요?

▶ 홍혜걸 의학박사:

우선 암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을 숨지게 만드는 암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폐암이요?

▶ 홍혜걸 의학박사:

네. 그래서 암 사망률 1위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고요. 또 가장 고치기 힘든 것으로도 볼 때도 두 번째를 차지합니다. 그래서 췌장암 다음으로 치료하기 힘든 암이죠. 평균 5년 생존률이 18% 정도입니다. 그리고 가장 고통스러운 암으로도 표현되고 있습니다. 가톨릭의대 종양내과 홍영선 교수에 따르면 많은 임종 환자 가운데서도 폐암이 가장 힘들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암은 몰핀이나 신경파괴술처럼 통증의 조절이 어느 정도 가능한데요. 이 폐암은 호흡곤란이라고 하는 특이 증세를 보이는데 이건 백약이 무효라는 얘기죠. 그래서 아주 고통스럽다고 말을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게 전체 암 사망자 4명 가운데 1명이 폐암이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 4명 가운데 1명은 암으로 죽는다는 얘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4분의 1 곱하기 4분의 1 하면 16분의 1입니다.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16분 가운데 1분은 그 분이 죽을 때는 궁극적으로 폐암으로 죽는 거니까요. 이게 절대 남의 일이 아니라는 얘깁니다. 가수 조지 해리슨이나 내킹 콜, 배우 폴 뉴먼, 율 브린너. 기업인 가운데서도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 현대산업개발의 정세영씨 또 SK창업주 최종건, 최종현 두 형제 분이 다 폐암으로 숨졌고요. 의사 가운데는 한용철 서울대병원장처럼 숱하게 많은 유명 인사들이 폐암으로 숨졌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전에는 위암이 많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런데 왜 이렇게 폐암이 떠오르고 있는 걸까요?

▶ 홍혜걸 의학박사:

위암은 내시경이라고 하는 강력한 조기 진단 수단이 있어서 빨리 발견했기 때문에 죽는 사람 비율이 점점 줄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폐암은 마땅한 조기 발견 수단이 없는데다 우리나라가 80년대 고도성장시절에 담배를 많이 피웠거든요. 믿어지실지 모르지만 1996년까지만 해도 비행기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그 세대들이 나이가 20,30년 들면서 이제 와서 폐에 종양이 생기는 겁니다. 전체 폐암의 90%는 담배 때문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폐암의 90%는 담배 때문이다. 그런데 담배 피워도 폐암 안 걸리는 사람도 있고요. 또 탤런트 김상순 씨 같은 경우에는 아침 무슨 방송에서 그런 말씀 하셨다는데 술 담배 안 해서 나이보다 젊다는 판정 받았다는 거 아니겠어요?

▶ 홍혜걸 의학박사:

맞습니다. 폐암 환자도 보면 100명 가운데 15명은 담배와 무관합니다. 거꾸로 담배를 많이 피워도 폐암에 안 걸리는 경우도 있단 얘기잖아요. 그래서 이건 유전자의 차이로 해석을 합니다. 확실히 폐점막에 담배 연기에 잘 견디는 유전자가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담배 연기 같은 게 없어도 폐암이 생기는 굉장히 취약한 유전자도 있단 얘기죠. 문제는 누가 이런 유전자를 갖고 있는지 현대의학에서 알 수 없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아직은 알 수가 없군요?

▶ 홍혜걸 의학박사:

네. 그래서 소수의 예외에 내가 포함된다고 지나치게 낙관하거나 반대로 너무 걱정할 것 없이 그저 금연하는 게 현재로서는 최선이다 하는 얘깁니다.

▷ 한수진/사회자:

담배를 끊어라. 담배를 끊어라 하는 말씀이신데. 지금까지 담배 피웠는데 이제 와서 소용 있을까? 이런 생각하는 분도 많더라고요?

▶ 홍혜걸 의학박사:

그건 절대로 아닙니다. 담배는 언제라도 끊으면 도움을 주는 걸로 돼 있습니다. 실제로 금연한 지 15년 정도 지나면 담배를 안 피운 분하고 똑같은 폐암예방효과를 지닌다는 거 아닙니까. 제가 꼭 강조하고 싶은 건 물론 지금까지 피워온 담배에 대해서 어느 정도 피해를 감수해야 하지만 모든 질병이 역치의 법칙을 따른다는 거죠. 역치라는 게 물이 100도에서 끓듯이, 폐암을 비롯한 모든 질병은 대개 그 원인이 어떤 역치에 도달해야 발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99도까지 불을 피워도 물이 끓지 않는 것처럼 폐암도 그렇단 얘기죠.

사람마다 역치는 다 다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평생 담배를 5천 개비 피우면 폐암에 걸리는 분이 있다고 하면 어떤 분은 1만 개비를 피우면 걸린다는 거죠. 만약 1만 개비라고 하면 이런 설명이 가능하다는 얘기죠. 9,999개비에서 딱 멈추면 폐암 안 걸릴 수도 있다는 겁니다. 저는 무조건 현재 폐암에 안 걸린 흡연자라면 금연을 요청하고 싶은 거죠.

또 하나 중요한 게 있는데요. 이거를 아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담배를 피운 개수보다 흡연 기간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2012년 영국 암학회지에서 발표를 보면 만일 15세부터 하루에 한 갑씩 담배를 피운다고 가정을 하면 30세가 되면 10만 명 당 3.7명이 폐암 환자가 생깁니다. 그런데 60세가 300명으로 폐암환자가 급증한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확 늘어나네요?

▶ 홍혜걸 의학박사:

네.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 30세에 비해 60세는 30세는 15년 동안 피운 거고 60세는 45년 동안 피운 거니까요. 피운 담배의 총 개수는 3배 차이가 나잖아요. 그런데 폐암 발생률은 3.7명에서 300명이니까 거의 100배 가까이 증가한다는 얘기죠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 피운 담배 개비수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기간이 길면 안 좋다는 얘깁니다. 나이가 들수록 훨씬 가파르게 폐암이 증가하니까요. 저는 어떤 말씀 드리고 싶으냐 하면 조금 많이 피우더라도 짧은 기간 피우고 끊는 게 낫다는 얘기고, 중년 이후까지 계속 담배 피우는 그런 습관을 갖고 있으면 굉장히 나쁘다는 얘깁니다.

▷ 한수진/사회자:

간접흡연의 폐해도 있는 거 아니겠어요? 주변 가족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있고요?

▶ 홍혜걸 의학박사:

물론입니다. 간접흡연은 명백하게 학문적으로 증명이 된 거예요. 특히 여성분들이 간접흡연 피해가 크잖아요. 대개 보면 배우자 남편분이 담배를 피우는 분들이 많다는 거예요. 이런 분은 폐암이 훨씬 많이 생기니까 간접흡연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본인도 물론이고 주변 가족을 위해서라도 꼭 끊어야 한다는 말씀이신데요. 폐암의 진단과 치료는 어떤가요? 절망적이기만 한 건지 방법은 없나요?

▶ 홍혜걸 의학박사:

폐암도 일찍 치료하면 살 수 있습니다. 지난 2011년 국립암센터 자료를 보니까 1기와 2기 때 발견된 폐암 환자가 생존율이 무려 51.5%나 되고요. 전체적인 숫자로 2천 명이나 된다는 겁니다. 이 분들이 10년 생존율이 51% 절반이 넘는 거니까요. 이게 대단한 것 입니다. 폐암 수술 전문가죠. 원자력 병원의 이재원 박사 인터뷰에 따르면 폐암의 크기가 2cm 이하이고요. 림프절 전이가 없는 상태로 발견이 되잖아요.

그리고 수술하지 않고 흉강경이라는 내시경이 있습니다. 이것만으로 흉터 없이 말이죠. 5년 생존율 90%까지 나온다고 합니다. 절대로 이게 낙관하면.. 일찍 발견해야 하는데 이게 옛날에는 폐암 일찍 발견하는 수단이 별로 없었는데 최근에는 저선령CT라는 기법이 도입됐습니다. 보통 방사선 양을 5분의 1로 줄인 장비인데요. 이게 조사를 해보니까 같은 엑스선 촬영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폐암 사망률을 20%나 줄인다. 왜냐하면 암을 일찍 찾아낼 수 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굉장한 이 기법 저선령CT라는 거 꼭 기억하시고요. 이걸 실제로 이렇게 권유합니다. 55세 이상인데 매일 한 갑씩 30년 이상 피운 분 이런 분이라면 한 번쯤 병원에서 이 검사로 조기 발견하실 걸 강력하게 권유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홍혜걸 의학박사: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홍혜걸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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