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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공기업 임금피크제 도입 ‘채찍질’ 하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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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개 기관 중 11곳만 완료… 3.5% 불과

최경환 “향후 3∼4년간 청년고용 빙하기

공공부문 선도역할… 민간 확대 이끌어야”

전체 공공기관 중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한 기관은 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공공기관에 대해 임금피크제를 신속히 도입하라며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세계일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세 번째)이 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 현안점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8월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철도공사 등 대규모 기관이 선도해 임금피크제 관련 노사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전체 316개 공공기관 중에서 올 7월 말 현재 이사회 의결을 거쳐 최종 도입을 완료한 기관은 한국남부·남동·서부발전, 한국환경공단, 한국전력거래소, 산업기술시험원, 한국감정원,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 한국투자공사,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한국장학재단 등 11곳뿐이다.

215곳은 도입안을 마련 중이고, 33곳은 도입안을 확정했다. 55곳은 도입안에 대한 노사 협의가 진행 중이고 2곳은 노사 간에 임금피크제에 대한 협약을 타결했다. 단시일 내에 임금피크제가 시행될 수 있는 공공기관은 이미 임금피크제가 도입된 11곳과 노사 협약이 타결된 2곳을 더한 13곳이다. 여기에 노사 협의가 진행 중인 55곳이 노사 협약 타결에 이어 이사회 의결까지 순조롭게 마칠 수 있다고 가정해도 최대 21.5%(68곳) 수준이다.

세계일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기관 현안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8월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철도공사 등 대규모 기관이 선도해 임금피크제 관련 노사합의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향후 수년간 ‘청년고용 빙하기’가 예상된다”며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인 에코세대와 대학진학률이 사상 최고인 04∼09학번대도 노동시장에 진입하면서 3∼4년 동안은 청년 고용 절벽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 기간을 슬기롭게 넘기지 못하면 취업을 못하는 청년 개개인은 물론이고 그 가족들, 나아가 우리 경제에도 커다란 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는 “공공 부문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민간 부문으로 임금피크제가 확산하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금피크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양보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각 부처 장관과 공공기관장은 강한 의지를 갖고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전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면 향후 2년에 걸쳐 8000여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앞으로 재정관리관 주재로 임금피크제 점검회의를 열어 추진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한국전력은 내년부터 채용보장형 ‘고용디딤돌 프로젝트’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한전은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 협력업체에 직무교육과 인턴십을 지원, 2016∼2017년 2년간 협력업체가 정규직 600명을 채용하도록 지원한다. 현재 연간 700여명 규모인 채용연계·우대형 인턴을 1100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세종=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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