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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다음카카오 대리운전, 업계간 '뜨거운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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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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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카카오 대리운전 사업 진출설을 놓고 대리운전 업체와 기사간 찬반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대리운전연합회, 대리기사협회 제공

다음카카오가 이르면 9월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지자 다시 한 번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두고 대리운전 업체들은 반대하는 반면 기사들은 다음카카오의 진입을 지지하는 대립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 영세업체가 오히려 갑질? 대리기사 분노

전국대리운전연합회는 다음카카오가 대리운전 시장에 뛰어들 경우 영세업체들이 타격을 입는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최근 집회를 열고 다음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 움직임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20여년간 밤을 낮 삼아 일궈온 대리운전 산업을 IT 대기업인 다음카카오가 대규모 자본을 앞세워 초토화시키려 하고 있다"며 "대리운전업에 종사하는 30여만명의 생계를 위해서라도 관계 당국이 적극 개입해 다음카카오의 진출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대리운전업 관련 콜센터, 영업조직 등 관련 장애인 포함 종사자만도 10여만명에 이르는 만큼 이들의 생존권 또한 위협받고 있다"며 "소위 IT 대기업이 전형적인 골목상권인 대리운전까지 넘나드는 게 창조경제라면 보호받지 못하는 민생경제 파탄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대리운전 기사들은 골목상권 침해보다 '골목 깡패' 해결이 더 시급하다며 같은 날 맞불 시위를 벌였다. 골목상권과 종사자들의 생존권을 주장하는 업체들이 오히려 갑질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대리운전 업체들은 평균적으로 기사들에게 20%에서 많게는 40%에 가까운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객이나 진상 손님들에게 요금을 받지 못해도 운전 기사가 콜당 수수료 등을 부담하는 구조다.

뿐만 아니라 개인이 보험을 들어 놨어도 회사가 요구하는 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업체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상당수 업체들은 벌금, 출근비 등의 명목으로 수수료를 떼고 있기도 하다.. 이에 비해 대리운전 앱 소속 기사의 경우 평균 10%의 수수료만 받기 때문에 더 많은 업체들이 생겨나는 것을 반대한다는 것이다.

대리기사들로 구성된 전국대리기사협회는 "대리운전 업체들은 영세하다는 이유로 대기업의 사업진출을 반대하지만 실상 대리기사들의 고혈을 쥐어짜며 큰 수익을 얻고 있다"며 "차라리 대기업이 들어와 투명하게 경영한다면 상생 효과를 얻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전국대리운전연합회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대표번호와 홈페이지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 다음카카오는 정말 대리운전 앱을 출시할까

현재 다음카카오는 온라인 기반의 오프라인 사업(O2O) 서비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카카오택시로 업계에 발을 들인 다음카카오는 락앤올의 '국민내비 김기사'를 인수하며 연동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 최근에는 투자전문 자회사 케이벤처그룹을 통해 자동차 외장수리 견적 앱카닥을 인수하는 등 교통·통신 결합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5월 최세훈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택시 서비스의 인접 영역인 퀵서비스나 대리운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히면서 다음카카오의 대리운전 앱 출시설에 무게가 쏠렸다. 현재까지 다음카카오는 관심 사업 중 하나일 뿐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를 중심으로 빠르면 9월 관련 앱 출시를 예상하고 있다.

현재 국내 대리운전 시장 규모는 연 3조원대로, 수수료만 연 최대 7,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운영중인 대리운전 앱만 300개가 넘고 있지만 버튼대리, 1577-1577 등 점유율이 높은 업체들도 중소업체이기 때문에 다음카카오의 진입장벽은 낮은 상황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국내 대리운전 시장은 업체별 요금 기준과 기사 신원의 불확실성 등 고객 불만도가 높다. 업체들의 비합리적인 수수료 관행 등으로 인해 대리운전 기사들 역시 열악한 노동 환경을 겪고 있다"며 "다음카카오 등 대기업의 시장 진출이 환영받는 이유는 업계 환경 개선을 통해 대리기사와 고객들이 모두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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