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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에이핑크부터 '꽃할배 이순재'까지…게임광고전 불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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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모바일게임 TV광고 집행비 493억원…연예인 앞세워야 성공한다?

뉴스1

넷마블게임즈가 올 상반기 진행한 모바일게임 TV 광고에는 영화배우 차승원, 하정우와 축구선수 차두리 등이 등장한다. 왼쪽 위부터 순서대로 '레이븐 with 네이버', '크로노블레이드 with 네이버', '다함께 차차차 시즌2', '세븐나이츠'.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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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2차 광고전쟁'이 불붙었다. 단순히 게임 캐릭터를 내세워 게임의 특징과 완성도 등을 홍보하는 수준을 넘어섰다. 안방극장을 주름잡는 유명 배우부터 대세 걸그룹 등 톱스타들을 앞세운 광고가 수없이 쏟아지며 '스타마케팅'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모바일게임 기업들이 지상파와 케이블, 종합편성채널 등 TV 광고로 집행한 비용은 6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닐슨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이미 지난 1분기 국내 모바일게임의 TV 광고비는 약 4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0억원 보다 12배 이상 늘었다.

게임업계에서 TV 광고 경쟁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중순부터로 거슬러 올라간다. 핀란드 모바일게임사인 슈퍼셀이 '클래시오브클랜(CoC)'에 지난해 하반기에만 100억원 이상을 투입해 TV 광고를 진행했다. 슈퍼셀은 지난해 게임 속 캐릭터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형태의 광고 수십편을 비롯해 할리우드 영화 '테이큰'의 주인공 리암 니슨까지 출연시키며 게임 TV 광고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광고 직후 최고매출 순위 100위권 언저리에 있던 CoC는 순식간에 10위권내에 진입했다.

넷마블게임즈, 넥슨, 컴투스 등도 마케팅 수단으로 TV 광고를 활용했다. 특히 넥슨은 대작 RPG '영웅의 군단' TV 광고에 걸그룹 걸스데이와 에이핑크를 출연시켜 남성 이용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최근에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영화배우나 스포츠스타, 개그맨 등을 앞세운 광고까지 나오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TV 광고를 진행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모두의마블', '몬스터 길들이기' 등 내놓은 작품마다 대박을 터트리며 모바일게임 업계의 강자로 떠오른 넷마블게임즈는 톱스타를 모델로 한 TV 광고에 적극적이다.

넷마블은 올 상반기에 영화배우 차승원, 하정우를 TV 광고모델로 발탁했다. 넷마블이 네이버와 함께 진행한 'with 네이버' 프로젝트 게임인 '레이븐 with 네이버'에는 차승원, '크로노블레이드 with 네이버'의 TV 광고에는 하정우가 각각 메인모델로 등장한다. 화려하고 강인한 액션성이 강조되는 역할수행게임(RPG)의 특성이 카리스마 있는 차승원, 하정우 같은 영화배우들의 이미지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넷마블은 캐주얼게임인 '다함께 차차차 시즌2'에는 축구해설가 차범근과 축구선수 차두리 부자를 광고 모델로 활용했다. 또 넷마블은 출시 1년이 넘은 모바일 RPG '세븐나이츠'도 최근 새로운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해 실제 직원인 디자이너 고봉준씨를 내세운 광고로 화제를 모았는데 올해는 고봉준씨와 '국민할배' 배우 이순재를 동시에 모델로 발탁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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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게임개발사 '킹(King)'의 모바일 퍼즐게임 '캔디크러시소다' TV 광고의 한 장면. MBC 인기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하는 개그맨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등 여섯 멤버가 모두 광고에 등장한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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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주얼 퍼즐게임 '캔디크러시소다'를 개발한 영국의 개발사 킹(King)도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킹은 MBC 인기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하는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등 여섯 멤버가 모두 출연한 광고 1편과 개별 멤버들이 제작한 광고 7편 등을 대거 선보여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처럼 대대적인 광고집행은 매출 증대로 곧바로 이어진다. 넷마블의 '레이븐 with 네이버'는 국내 모바일게임 사상 최단 기간인 99일만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4일 현재도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고 매출 앱순위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고 매출 순위 10위권 내에 든 게임 중에서 상반기 동안 TV 광고를 진행하지 않은 게임은 6위인 넥슨의 '피파온라인 3M'와 10위인 선데이토즈의 '애니팡2' 뿐이다. 그만큼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TV 광고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들이 TV 광고에서 스타들을 앞세우는 이유는 대중성 있는 스타를 통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면을 지우고 친숙함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며 "최근에는 이순재씨 같은 고령의 배우를 앞세워 남녀노소 누구나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TV 광고가 게임업계에서 필수 마케팅 수단이 되면서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게임사 입장에서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임사의 TV 광고에 출연하는 스타들의 몸값은 최소 수천만원에서 최대 억대를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소한의 개발인력으로 완성도 높은 게임 개발에만 몰두하는 중소게임사들에게는 대규모 게임사의 마케팅 공세에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

넷마블과 모바일게임 프로젝트를 진행한 네이버만 하더라도 올 2분기에 광고선전비로 867억원을 사용했다. 네이버가 게임 외에 다양한 사업에서 광고와 마케팅을 진행한다 하더라도 이 정도 금액은 중소게임사의 1년 매출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TV 광고가 성공 여부 결정에 중요한 요소로 떠오른 가운데 자금력이 없는 중소게임사들은 경쟁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게임이 주를 이룰 때만 하더라도 TV 광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는데 최근에는 지하철이나 버스 등 옥외광고조차 진행하지 않고 출시되는 모바일게임을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이같은 흐름은 결국 대규모 게임사 중심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을 변화시키고 대형 퍼블리싱 업체에 대한 중소게임사들의 의존도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sho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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