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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르포] 밤의 경포해수욕장은 두 얼굴…오락과 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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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전국 곳곳에 폭염주의보가 떨어진 4일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이 더위를 피하기 위해 모인 피서객으로 붐비고 있다. 2015.08.04/뉴스1 © News1 서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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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뉴스1) 서근영 기자 = 강원 동해안의 대표 해변으로 손꼽히는 강릉 경포해변에서 매년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일탈문화가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해마다 수백만 명의 피서객이 방문하는 강릉 경포해변은 최근 국민안전처가 발표한 안전한 해수욕장에도 꼽혀 그 명성을 유지했다.

전국적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린 4일. 이곳에는 전국에서 38만여 명의 피서객이 몰려와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해수욕을 즐겼다.

특히 이날 저녁에는 '2015 경포 썸머 페스티벌이'이 막을 열어 초대가수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와 함께 한 여름밤을 시원하게 만들었다.

본격 피서철인만큼 피서객 대부분이 축제가 끝난 후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한곳에선 대형오디오를 챙겨와 흥겨운 음악에 춤을 추는가하면 곳곳에서 해변의 인연을 찾아 헌팅을 시도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경포를 찾았다는 A씨(22)는 "경포해변을 찾는 20대라면 90% 이상이 헌팅을 목적으로 왔을 것"이라며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남기고 싶다"고 말혔다.

피서객들은 백사장에 돗자리를 펴고 준비해 온 술과 음식 등을 먹으며 가무를 즐기는가 하면 해변 광장에서 펼쳐지는 거리공연과 경포의 야경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이와는 다르게 일부 피서객의 모습에서 해변 문화에 어긋나는 모습이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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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 폭염주의보가 떨어진 4일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 백사장에 금연을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돼있지만 한 피서객이 흡연을 하고 있다. 올해부터 경포해변에서 담배를 피울 경우 3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단속이 뜸한 야간을 틈타 많은 수의 피서객이 흡연을 하고 있다. 2015.08.04/뉴스1 © News1 서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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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시행된 '해수욕장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해수욕장법)'에 따라 백사장에서 담배를 피우면 3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곳곳에서 이를 어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강릉시가 담배꽁초 없는 해변을 만들기 위해 백사장 입구에 금연을 당부하는 캐릭터 표지판을 설치해놨지만 오히려 표지판 옆에서 버젓이 흡연을 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피서를 즐기기 위해 왔다는 B씨는 "(금연)표지판은 있지만 이미 모래사장 많은 곳에 담배꽁초가 떨어져있고 주변에 다른 피서객도 흡연을 하고 있기에 아무 거리낌 없이 담배를 입에 물게 된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해수욕장법에 따라 해변에서 폭죽놀이를 하는 것이 금지됐지만 백사장 여기저기에서는 형형색색의 불꽃들이 가벼운 비명과 함께 연신 빛을 발했다.

시간이 깊어져 자정 무렵이 되자 하나, 둘 빈자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문제는 앉을 때 두 손 가득이었던 것이 일어설 때는 빈손이라는 것.

대부분의 피서객이 일어난 자리에는 이들이 마시다 버린 술병과 음료수병, 음식물, 돗자리 등이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자리를 펴놓았던 곳뿐만 아니라 백사장을 걸을 때마다 앞서 피서객이 남기고 간 술병, 맥주캔, 돗자리 등이 모래에 박혀있어 쉴 새 없이 발에 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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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 폭염주의보가 떨어진 4일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 백사장에 피서객이 버리고 간 각종 쓰레기가 남겨져있다. 2015.08.05/뉴스1 © News1 서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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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깊어져 어느덧 새벽 2시. 다음날 해변 개장 준비를 위해 비치클리너가 불을 밝히며 백사장을 청소하기 시작했지만 흥에 취한 청춘들은 자리를 떠날 줄 몰랐다.

해마다 반복됐던 술김에 싸움을 벌이거나 난동을 피우는 등의 행위는 이날은 보이지 않았다.

경포 여름경찰서 관계자는 "그래도 시민의 의식이 성숙해지며 해변 내 범죄 행위가 상당히 감소했다"며 "현재 경찰, 의경, 봉사단체를 포함해 62명의 인원이 매일 해변을 순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해변 개장 후 강릉지역 내에서는 강제추행(몰카) 3건, 절도 4건, 폭력 3건, 공무집행방해 등 기타 5건의 해변 범죄가 발생했다.

sky4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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