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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사진으로 가보는 티베트 고원] 루얼까이 초원과 황하구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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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평선이 보이는 광활한 루얼까이 초원. 수많은 물돌이를 만들며 유연하게 흐르는 황하의 물길이 평균해발 3,500m의 루얼까이를 살아 움직이게 한다. 김성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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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활한 초원 강가에서 야크떼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김성태 제공

루얼까이 초원은 평균해발이 3,500m인 고원의 초원지대로 아바장족강족자치주 홍위엔과 얼까이현에 걸쳐있다. 스촨성에서 가장 광활하며 중국 전체에서도 다섯 번째로 넓은 초원이다. 7~8월에 지천으로 야생화가 피는데 이 때가 가장 아름답다.

루얼까지 초원은 국가습지보호구, 검은목 두루미보호구, 꽃사슴보호구 등으로 지정돼 있는 등 원시적 자연생태계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두루미, 너구리 판다 등의 희귀동물과 동충하초, 패모, 설련 등의 귀한 약초도 많이 난다. 황하와 장강의 분수령을 기점으로 서쪽에 루얼까지 초원이 바다처럼 떠있고 동쪽으로는 첩첩의 산악지대가 솟아있다. 황하구곡제일만, 랑무스, 화호를 루얼까이 초원의 3대 장관으로 꼽기도 한다.

초원을 가로지르는 잘 포장된 도로와 그 옆으로 끝없이 이어진 전신주 행렬. 이제 티베트 오지의 유목민들도 전깃불에 오토바이를 타고 TV를 보며 핸드폰으로 통화하는 문명권으로 흡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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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원 한가운데 수많은 흰색 불탑과 집채 만한 타루쵸들이 넓은 초원을 빈틈없이 채우고 있는 와치타린. '와치'는 티베트어로 큰 텐트라는 의미다. 김성태 제공

루얼까이 초원의 대표주자는 황하구곡제일만이다. 탕커향에서 2~3km 더 가야 닿는다. 오지의 조그마한 마을인 텅커를 지나 달리다 보면 가없이 넓은 초원에 용트림 치듯 날렵하게 곡선을 그리며 여러 갈래로 휘돌아 흐르는 제법 큰 강줄기들은 만나는데, 여기가 황하구곡제일만이다. 황하의 18만 굽이 가운데 첫번째 굽이로 스촨, 칭하이, 깐수 등 3개 성에 걸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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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베트 오지에서 만난 여인의 웃음이 순박하다. 김성태 제공

황하는 중국 고대문명의 발상지로 9개성, 5,400km의 긴 여정을 수천만 년 동안 흐르며 발해만(황해)으로 흘러드는 중국의 젖줄기다. 칭하이성에서 발원한 황하가 간쑤성을 거쳐 스촨성으로 흘러 들어온 후 루얼까이 초원의 탕커에서 제법 높은 산을 만나면서 물길이 S자로 꼬리치듯 굽이치며 대초원을 가로 지른다. 누런 흙탕물로 유명한 황하지만 이곳 강물은 상류라 그런지 맑고 물길도 느리고 유연하다.

황하구곡제일만은 황하가 황해로 흘러들 때까지의 긴 여정 중에 크게 아홉 번을 휘도는데, 이를 황하구곡이라하고 이 가운데 첫 번째로 휘도는 만이어서 제일만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중국인들은 '구곡지수'라고 칭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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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이 되면 루얼까이 초원에 야생화가 지천으로 핀다. 형형색색의 꽃이 만개한 초원은 마치 신이 꾸민 꽃밭 같다. 김성태 제공

비단길 같은 강줄기로 수놓아진 초원을 한눈에 내려다보기 위해서는 해발 4,000m가 넘는 전망대까지 올라가야 한다. 초원의 고도가 3,500m쯤 되는데 여기서 또 부드러운 능선의 흙산 꼭대기까지 500m를 더 올라가야 한다.

명불허전이라 했던가. 눈 아래 펼쳐진 장관에 말문이 막히며 터져 나오던 탄성이 목울대 근처에서 멈춘다. 스케일에 놀라고 색감의 아름다움, 풍경의 조화로움에 또 한번 감탄한다. 하늘, 구름, 초원, 강, 산등성이의 타루쵸와 티베트 사원 등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한 치의 어긋남 없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숨 막히는 장관을 만들어낸다.

출처='티베트에 美치다'(포토닷)ㆍ사진=김성태 제공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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