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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읽을 것 좀 주세요" 외치던 소년…책 더미에 '행복한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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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만약 그날 론 린치가 소년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게시물 하나 덕분에 미국의 12세 소년이 책더미에 파묻혀 행복한 비명을 지른 사연이 공개됐다.

미국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유타주 샌디에서 집배원으로 근무하는 론은 지난주 한 아파트에 편지 배달을 갔다가 어느 소년을 발견했다.

론의 눈에 띈 소년은 쓰레기통에서 광고지를 꺼내 읽고 있었다. 옆에는 다 읽은 것으로 보이는 신문지가 나뒹굴었다. 한 글자라도 놓칠까 광고지를 훑는 소년의 눈은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다.

소년에게 다가간 론은 “무슨 일이니?”라고 물었다. 그러자 소년은 론에게 “저는 글 읽는 것을 좋아해요”라며 “혹시 읽을 만한 책을 갖고 계신가요?”라고 되물었다. 안타깝게도 론은 소년에게 줄 책이 없었다. 론에게 ‘읽을 것’을 간청한 소년의 이름은 매튜 플로레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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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은 매튜에게 도서관을 권유했다. 그러자 “집에 차도 없고, 버스를 탈 만한 여유가 없어서 갈 수 없다”는 매튜의 답변이 돌아왔다. 세상에 버스를 탈 수 없어서 도서관에 가지를 못한다니, 론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론은 페이스북에서 매튜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러자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좋아요’ 물결을 타고 퍼진 론의 글 덕분에 세계 곳곳에서 매튜를 향한 책 선물이 쇄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책 발신지는 영국은 물론이고 호주와 인도 등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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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는 책을 보내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CNN 계열사 KSL과의 인터뷰에서 “책에는 ‘이건 너를 위한 거야’라는 편지가 있었어요”라며 “처음에는 실수로 책을 잘못 보낸 줄 알았는데 다 저에게 온 것이었어요”라고 웃었다.

론은 매튜의 ‘독서욕’을 칭찬했다. 그는 “대부분 매튜 또래 아이들은 게임하기를 좋아하지 않느냐”며 “매튜를 보니 정말 훌륭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도와줄게’라는 말을 들었을 때 매튜의 눈빛이 얼마나 빛났는지 사람들이 봤어야 하는데!”라고 아쉬워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미국 KSL 영상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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