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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올림픽 유치 실패한 카자흐, 경기침체 우려 겹쳐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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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알마티=연합뉴스) 김현태 특파원 = 2022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중앙아시아 최대 산유국 카자흐스탄이 장기적인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3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총회에서 2018 평창올림픽의 차기 대회지로 중국 베이징을 선택했다. 카자흐스탄의 옛수도 알마티는 베이징과 2파전을 벌였다.

카자흐스탄은 최근 저유가로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2013년 5%가 넘던 카자흐스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4%대로 내려갔으며 올해는 2%에 못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2월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카자흐스탄의 올해 성장률이 1.5%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하며 국가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강등하고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S&P는 이에 대해 카자흐스탄이 자원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유가 하락에 따른 타격을 받을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지난 14일 이란 핵협상이 타결되며 카자흐스탄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세르게이 스미로프 카자흐스탄 정치해법 연구소 연구원은 당시 "이란에 대한 제재가 풀리면 이란이 당장 시장에 원유를 공급하지 않더라도 국제유가는 즉각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이란 제재 철회가 "카자흐스탄엔 악영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미로프는 또 "유가 하락으로 카자흐스탄이 원유생산을 늘리려고 하겠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카자흐스탄이 이미 최고 생산량에 도달했고 신규유전은 2016년 말이나 2017년 초에 생산이 가능하다"고 전하면서 유가 하락에 대한 당국의 대응이 어려워 재정수입 감소 등의 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우려는 카자흐스탄 정부도 공감하고 있다.

실제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은 이란 핵협상 타결 직후 자국통화인 텡게의 달러당 변동폭을 기존 170~188 텡게에서 170~198 텡게로 높이며 자원수출 감소에 따른 혹시 모를 통화가치 절하를 대비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앞서 2022 동계올림픽 유치를 통해 IOC와 그 후원사들로부터 수천억 원의 지원금을 받아 지금의 경제위기를 돌파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이날 유치에 실패하며 시름만 늘게 됐다.

mtk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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