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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바람난과학] 만유인력을 외치다, 신에게 다가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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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C=이정아 기자] 328년 전 오늘, 만유인력의 법칙을 밝힌 아이작 뉴턴의 ‘프린키피아’가 출간됐습니다. 510쪽 분량의 방대한 이 책에는 관성의 법칙, 가속도의 법칙, 작용ㆍ반작용의 법칙인 운동의 3법칙을 비롯해 만유인력의 법칙이 담겼는데요. 땅의 세계와 하늘의 세계가 엄격히 구분돼 있었던 17세기 후반, ‘하나의 법칙’으로 우주의 기본 얼개를 다시 선보인 과학자가 뉴턴입니다.

프린키피아는 뉴턴이 스무 살 때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에서 얻은 단서에서 출발합니다. “우주 안의 만물이 서로 어떻게 감응하는가”. 그의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연구는 20여 년 뒤에 수학적 법칙으로 세상에 소개됩니다. 그 수식은 허무할 정도로 간단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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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작 뉴턴(Isaac Newton, 1642-1727)


F = G mm’/r^2

이 수식은 모든 물체는 각기 다른 질량의 힘으로 서로 끌어당기는데, 그 인력의 크기는 질량인 m, m’의 곱에 비례하고 두 물체 사이의 거리 r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우주의 모든 천체들은 고유한 질량을 가지고 있다, 그 질량의 운동에서 나오는 힘에 의해 서로 영향을 미치며 움직이고 있다. 그러므로 자연은 수학의 언어로 쓰인 교과서이며, 인과는 안과 밖의 구분이 없는 뫼비우스의 고리처럼 무시무종(無始無終)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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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이정아기자 /dsun@heraldcorp.com]


뉴턴은 지구의 자전운동을 비롯해 달과 혜성의 운동, 조석의 차, 진공 중의 입자의 운동을 모두 단일한 기하학적 원리로 설명합니다. 한 마디로 프린키피아에 등장한 여러 수식들은 결국 ‘우주에 우연이란 건 없다’는 걸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죠. 이런 이유에서 뉴턴을 두고 ‘신에게 가장 가까이 간 사람’으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다만 100년 뒤에 아인슈타인이 일반 상대성 원리를 발표하면서 우주의 운동은 결정돼 있다는 뉴턴의 과학 대신, 우주는 절대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됩니다. 뉴턴의 이론적 모델로 계산한 세차(歲差ㆍ천체의 움직임에 의해 지구 자전축 방향이 바뀌는 현상) 값과 실제 관측값이 일치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던 건데요. 이에 따라 과학의 이론은 확실히 거짓인 것을 판명할 수 있을 뿐, 결코 확실하게 참인 것으로 판명할 수는 없다는 새로운 세계관이 등장합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과학의 절대성을 외치던 뉴턴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듯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도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수많은 인공위성의 궤도를 계산할 때는 300여 년 전에 확립된 뉴턴의 이론적 모델을 사용합니다. 뉴턴의 과학이 ‘근사치의 과학’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죠. 우주에 대한 깊은 이해에 도달하는 열쇠를 쥔 과학자가 뉴턴이었던 겁니다.

뉴턴은 신학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성서에 기록된 내용을 증명하려 그는 고대사 해석을 검증하는데도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1689년에는 국회의원으로 선출이 되고, 이후 조폐국 장관과 왕립협회 회장을 역임한 그는 평생 독신으로 살다가 85세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 “해변에서 예쁜 조약돌과 조개껍질을 발견하고 즐거워하는 어린 아이와 같습니다. 그러나 진리의 대양은 모조리 미발견인 채로 내 앞에 누워있습니다.” - 아이작 뉴턴

* 페이스북 [바람난과학] 페이지에 오시면, 더 많은 우주 이야기와 우주 영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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