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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韓 경제 '삼중고'…하반기 기업경기전망 다시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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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기업경기전망(BSI), 2분기 97에서 3분기 88로 하락

뉴스1

1일 세계 교역 둔화와 수출 단가하락 등으로 6개월째 수출입이 감소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상반기 수출액이 전년보다 5.0% 감소해 2690억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부산항에 정박한 컨테이너선에 컨테이너를 선적하고 있다. (뉴스1DB)2015.7.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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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상승하던 기업경기전망이 하락했다. 중국경제 성장둔화와 엔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타격이 컸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최근 24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3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조사를 실시한 결과 3분기 전망치는 '88'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기업체감경기를 뜻하는 BSI는 100 이상이면 이번 분기보다 다음 분기에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은 것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측은 "지난 분기 97까지 올라왔던 경기전망이 88까지 떨어졌다"며 "중국경제의 성장둔화와 엔저 등으로 인한 수출감소와 메르스 확산에 따른 내수위축, 외국인 관광객 급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국내 중소기업들은 수출물량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 경북에서 교직물(중고가 의류 소재)을 생산하는 한 중소기업은 최근 중국으로의 수출물량이 뚝 떨어졌다. 중국의 성장세가 주춤해지면서 중고가 의류보다는 중저가 의류 소비가 늘어 중고가 소재인 교직물 수요도 감소했다. 여기에 중국 경쟁업체도 늘어 입지가 좁아졌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분기 중국 수출물량이 작년 대비 20%가량 줄었다"며 "하반기에도 더 나빠지면 나빠졌지 좋아지지는 않을 듯하다"고 전했다. 자동차 엔진부품을 생산하는 경남의 한 기업은 2분기 매출이 10% 줄었다. 엔저로 국산 자동차 판매가 주춤하면서 그 영향이 고스란히 협력업체에 미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엔저가 당분간 이어진다고 하니 완성차 업체의 공격적 마케팅에 기대를 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석유화학 생산설비 기업은 메르스로 인해 해외 고객사의 현장시찰이 더뎌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장시찰을 와야 원활한 납품이 가능한데 메르스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이 기업은 "메르스 사태에 대한 해외 거래처의 반응은 '지켜보자'는 식"이라며 "최근 두명의 자가격리자까지 발생해 직원들의 불안감도 커진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수출기업 BSI전망치는 91로 내수기업 (87)보다 높았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 전망치가 83으로 중소기업(88)보다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전 지역의 체감경기가 기준치를 밑도는 가운데 수도권(95), 충청권(90), 제주권(90)이 강원권(75), 대경권(76)보다 높았다.

대한상의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관련 기업이 많은 수도권과 충청권이 자동차부품 생산감소, 철강업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강원권, 대경권보다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사물인터넷 관련 핵심기술을 보유한 경기도의 한 기업은 3분기에도 2분기에 이어 호전전망을 냈다. "대내외적 불황에도 우리는 이동통신의 핵심인 RF모듈설계 기술력으로 제품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3분기도 10% 이상 매출이 상승할 것"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밝혔다. RF모듈은 스마트폰 등 무선인터넷 장비에 들어가는 부품이다.

대한상의는 힘든 시기이지만 기술력만 있으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관호 고려대 교수(대한상의 자문위원)는 "지금은 기업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기술력만 있으면 경기가 살아날 때 큰 혜택을 누릴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회생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이번 위기를 넘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기업들은 정부에 바라는 정책 과제로 내수진작(49.8%), 기업 자금난 해소지원(23.4%), 기업 인력 지원(9.4%) 등을 차례로 꼽았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3분기 BSI가 하락했지만 올 하반기는 내년까지 회복세를 다시 살려나갈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미국 금리인상과 엔저, 중국경기둔화, 메르스 등 잠재적 불안요인에 대비하기 위해 각 경제주체들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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