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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수많은 테스트 끝에 가장 강한 로봇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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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로봇챌린지 우승 이끈 오준호 KAIST 교수]

머니투데이

오준호 KAIST 교수가 이끄는 ‘팀 KAIST’가 세계 재난로봇 경진대회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DRC, DARPA Robotics Challenge)’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13년 열린 DRC 최종 예선에서 9위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발전이다.

최종 예선에서 사용했던 ‘DRC-휴보’와 결선에서 사용한 ‘DRC-휴보(+)’는 같은 휴머노이드 형태라는 것을 빼면 완전히 다르다. 예선이 끝나고 프레임부터 모터 제어기, 센서, 시각 시스템 등 모든 것을 새로 설계했다. 결승에서 빠른 미션 수행에 도움을 준 이동용 바퀴도 새로 추가된 것이다. 1년 반 만에 완전히 새로운 로봇을 설계했다. 2004년 안드로이드형 로봇 ‘휴보’ 발표 후 11년간 꾸준히 연구해 온 휴보랩의 실력이 밑거름이 됐다.

새로운 휴보의 설계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강인성과 안전성이다. 움직이거나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 배선이 끊어지거나 부품이 덜렁거려서는 안 된다.

그래서 밖으로 노출돼 있던 배선, 배전반, 모터 제어기 등을 모두 내부로 넣었다. 또 열 번 움직이면 열 번 모두 임무에 성공하도록 수많은 테스트를통해 시스템을 수정했다. 팀 KAIST는 1등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결선에 참가했다. 실제 리허설에서도 1등을 차지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대회 1일차의 벽 뚫기 과제에 실패했다. 벽을 뚫을 때 사용하는 드릴팁의 길이가 연습 때보다 긴 것이 문제였다.

휴보는 벽 뚫기 미션을 위해 드릴을 들고 벽에 다가선 다음 드릴을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움직이도록 돼 있었다. 그런데 드릴팁이 길어 드릴을 들어올릴 때 벽에 닿아 드릴팁 끝이 부러지는 사고가 생겼다. 그날 밤 드릴을 들어 올린 후 벽에 다가가는 방식으로 동작을 수정해 미션에 성공하고 우승도 차지할 수 있었다.

팀 KAIST에서 임무 수행 파트를 총괄했던 허정우 레인보우 수석연구원은 “로봇의 내구성은 휴보가 세계 최고”라며 “한 외국팀은 휴보를 주면 2개월만에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허 연구원은 “당장 상용화나 재난환경 투입은 어렵다”며 “아직은 기초 연구 단계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오준호 교수도 “더 연구하고 개선해야 할 과제가 많다”며 “앞으로는 실질적인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또 “경진대회에 참가한것은 일종의 외도”라며 “이제는 원래 자리로 돌아와 원점에서부터 다시 연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 교수는 경진대회를 통해 나타난 부족한 부분, 새롭게 깨달은 부분, 다른 팀을 보며 배운 기구학적 특징 등을 광범위하게 검토하고 새로운 로드맵을 수립할 예정이다.

“모든 일을 하다 보면 2% 부족한 순간이 온다. 이때 더 이상 안 된다고 포기할 것이 아니라 끝까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만 성공을 이룰 수 있다.”

오 교수는 “로봇 분야가 앞으로도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꾸준한 지원과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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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M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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