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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그리스 위기> ECB, 양적 완화 '포문' 확대 관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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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국민투표 앞두고 매입 대상에 기반시설 국영기업 추가

연합뉴스

(EPA=연합뉴스)


(런던·서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김경윤 기자 = 그리스 국민투표를 앞두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 완화 프로그램에 따른 채권 매입 대상에 국영기업 채권을 포함시켰다.

ECB 양적 완화는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발생할 경우 '전염' 위기를 막을 핵심적인 수단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ECB는 내년 9월까지 1조1천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 완화 매입 대상에 유로존 국영기업의 기반시설 기업들을 추가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전했다.

목록에 오른 기업은 이탈리아의 국영 에너지업체인 'ENEL', 'Snam', 'Terna' 등이다.

ECB 대변인은 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 다른 유로존 회원국의 기반시설 기업의 채권을 매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CB는 지난 3월 시작한 월 600억 유로의 양적 완화 프로그램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회원국 국채와 유럽원자력공동체(EAEC) 같은 유럽연합(EU)의 공공기관 채권, 자산담보부증권(ABS)과 커버드본드에 국한해 매입했다.

이같은 결정은 그리스 위기가 악화할 경우 ECB가 양적 완화 규모를 늘려야만 할것이라는 전망들이 있는 가운데 나온 것어서 주목된다.

영국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이코노미스트 알베르토 갈로는 "ECB가 회사채를 매입 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는 신호"라며 "그리스 국민투표를 불과 며칠 앞두고 '바주카포'가 준비 됐다"고 풀이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이코노미스트 길레스 모엑은 "ECB가 자신들이 원한다면 여전히 (시장을) 놀라게 할 수 있다는 암시를 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자사의 채권 인덱스에 ENEL, Snam, Trena 등을 '유틸리티' 기업으로 분류해 포함하는 바클레이스는 "ECB 채권 매입 프로그램에 처음으로 비금융 기업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소시에테 제너럴의 이코노미스트 아나톨리 안넨코프도 "ECB의 유연성 수준과 회사채로 매입 범위를 점차 늘리는 쪽으로 서서히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다만 ECB 대변인은 이번에 목록에 오른 기업들이 현재의 'EU 공공기관' 영역에서 추가된 것이라며 그리스 위기와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그간 ECB의 양적 완화는 그리스 위기가 악화하는 과정에서 전염 위기를 어느 정도 막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리스 위기가 전염될 가능성이 큰 국가로 지목되는 포르투갈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유로존 국채 지표인 독일 10년물 국채 대비 스프레드가 현재 2.17%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포르투갈 국채 금리 스프레드는 2011~2012년 1차 그리스 위기가 한창일 때 15.6%포인트까지 치솟았다.

여기에는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이 낮다는 시장의 인식과 과거에 비해 금융위기 직후가 아닌데다 포르투갈 등 남유럽 경제 상황이 낫다는 평가와 함께 ECB의 양적 완화를 통한 유로존 국채 매입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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