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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알뜰주유소 2년 계약 확정…정유업계 '우려' 한화토탈 '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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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변동 대응 어려워" VS "제품 안정적 공급 장점"

석유공사 과도한 마진 비판도…제도 존속 여부 우려

이데일리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알뜰주유소에 납품할 유류 물량을 잡기 위한 눈치전이 시작됐다.

그러나 올해부터 계약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나 유가 변동에 대한 정유업계의 대응력이 약화된 데다, 알뜰주유소에 공급되는 기름값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까지 끊이지 않는 등 알뜰주유소 정책을 둘러싼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은 3일 알뜰주유소 입찰 공고를 내고 사업자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사업자 윤곽은 개찰이 이뤄지는 오는 14일 드러난다.

사업자로 선정되면 자영 알뜰주유소와 농협중앙회 소속 ‘NH-오일’ 주유소, 도로공사가 운영하는 ‘ex-오일’ 주유소에 2년간 휘발유, 경유 등 유류를 공급하게 된다.

알뜰주유소 시장은 1부와 2부로 구분돼 있다. 12억ℓ가 공급되는 1부 시장의 경우 국내 생산시설 및 유통망을 갖춘 SK이노베이션(096770),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4개사만 참여할 수 있다.

유류를 수입해 판매할 수 있는 업체까지 참여 가능한 2부 시장은 휘발유 1억9000만ℓ, 경우 1억3000만ℓ에 추가로 각각 9500만ℓ를 공급할 수 있다.

올해 알뜰주유소 정책의 가장 큰 변화는 계약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연장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정유업계는 유가와 정제마진 등 업황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계약기간이 늘어나면 공급 업체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또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입찰가격이 수년째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기간이 늘어나면 공급 수익성 확보와 관련해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며 “최근 경쟁 수준을 감안하면 공급권 유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알뜰주유소에 공급되는 유류 제품 가격은 MOPS(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에 일정 부분을 더하고 빼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이에 반해 2부 시장 사업자 선정이 유력한 한화토탈의 경우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반색하고 있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유가 변동에 따른 리스크는 사업 참여자들이 모두 느끼는 부분”이라며 “다만 국내 일반 주유소들에 제품을 공급하는 정유사들과 달리 우리는 수출 외에 국내 유통망이 없기 때문에 알뜰주유소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석유공사가 정유사로부터 받은 기름을 알뜰주유소에 공급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마진을 챙기고 있다는 비판까지 제기되면서 알뜰주유소 정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일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석유공사와 고속도로 알뜰주유소 사업자 간의 50% 구매 약정 제도가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의무구매 약정이 공급단가 인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석유공사의 수수료로 인해 구입가격이 더 비싸다”며 “구매 약정 제도의 전면 재검토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한석유협회와 학국석유유통협회, 한국주유소협회 등도 “석유공사의 시장 참여를 중단시켜야 한다”는 취지의 건의문을 정부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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