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축제 끝난 대학들 '외부인 개방' 논란으로 시끌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잔치가 끝난 후 뒷말이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잘했든 못했든 불만을 가진 사람은 언제나 존재한다. 하지만 올해 축제가 마무리 되고 있는 시점의 대학가에는 단편적인 지적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어느때보다 커졌다.

■대학축제 '주객전도' 논란

26일 대학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축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게시글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가장 큰 불만은 '대학 축제인데 정작 학생들은 즐길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지역 사립대생 A씨는 "축제 마지막 날 공연때 일반인들이 몰리면서 정작 학생들은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면서 "우리가 낸 등록금으로 치러지는 축제인데 외부인들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대학축제는 그 대학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행사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마지막 날 공연 얘기다. 거액을 들여 연예인들의 공연을 무대에 올리지만 외부인들 때문에 정작 축제의 주인인 학생들이 밀려난다는 것. 또다른 대학생 B씨는 "대학축제는 학생들을 위한 것이어야지 지역 축제가 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일부 대학에서는 마지막 날 공연 티켓을 학생들에게 판매하고 있지만 이마져도 여의치 않다. 온라인 장터에서 입장권을 고가에 판매하는 의도하지 않은 상황이 속출했다. 특히 인기 아이돌이 공연한다는 소식에 연세대 축제 마지막 날 공연인 아카라카의 티켓가격은 최고 15만원까지 치솟았다. 웬만한 가수의 콘서트 입장권과 맞먹는 수준이다. 심지어 중고매물을 사고파는 한 카페에서는 대학 축제 티켓 게시글을 차단하기도 했다.

축제 티켓을 판매하는 학교의 한 졸업생은 "4년동안 학교를 다녔지만 한번도 공연을 보지 못했다"고 푸념했다.

■'주점 장사' 딜레마

축제를 외부인에게 공개할 것이냐 말 것이냐란 논란에는 주점 문제도 숨어 있다. 축제때 주점을 여는 학과나 동아리들은 여기서 남은 수익금으로 한해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충당한다. 캠퍼스 안에 차린 간이 점포이고 대부분의 학과나 동아리들이 하나씩 만들기 때문에 졸업생이나 외부인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할 수밖에 없다. 외부 손님이 없다면 이익을 남기기 쉽지 않은 구조다.

서울지역 사립대에서 올해 축제진행을 주관한 한 관계자는 "외부인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은 마지막 공연 때문이지 사실 다른 시간대는 문제가 안된다"고 말했다. 결국 주점 장사를 위해서는 외부인이 많이 찾아오는 게 좋지만 마지막 날 공연만 놓고 본다면 학생들만의 축제를 원하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주점이 논란이 되는 또다른 이유는 지나치게 높은 가격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일부 대학 주점에서는 일반 음식점과 같이 소주와 맥주 한병에 4000원씩을 받았고 학생들 사이에서도 지나친 폭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주점의 가격은 각 학과나 동아리에서 자체적으로 정한다. 폭리 논란이 계속 불거지자 총학생회가 나선 곳도 나타나 영남대 총학생회의 경우 축제에 앞서 학과나 동아리 대표에게 과도하게 높은 가격을 책정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기도 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